2025년 03월 14일(금)

"목숨 걸고 나라 지켰는데"···'단칸방·반지하'에 사는 독립운동가 후손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 거주하다 귀국한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이 국내에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게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일 MBC '뉴스데스크'는 영주귀국 유공자 후손 대부분이 궁핍한 환경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100년 전 3.1 운동 당시 경북 안동에서 만세 시위를 이끌었던 권영직 지사 후손의 경우가 그랬다.


그가 사는 집에서는 곰팡이 낀 천장과 얼룩진 벽지, 우글우글 일어난 장판이 발견된다.


권 지사의 손자인 독립유공자 후손은 "3.1 독립 만세를 불렀다. 주재소를 막 유리창을 두드려 부수고, 그다음에 그 안에 있는 일본 사람을 두들겨 패서 쫓아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그에게 할아버지인 권 지사는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했고, 아버지는 만주로 도망친 뒤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이후 '유해를 한국에 묻어달라'는 아버지 유언을 지키기 위해 20여 년 전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의 삶은 쉽지 않았다.


그는 월세 35만 원짜리 반지하 방에 살며 공사판을 전전해야 했고, 고생 끝에 얻은 건 간염과 당뇨였다. 정착지원금으로 받은 5천 5백만 원도 다 날리면서 지금은 한국에 온 걸 후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려운 삶을 토로하는 독립유공자 후손은 이외에도 많았다. 75살 박경옥 할머니의 처지도 비슷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박 할머니의 아버지는 중국에서 일본군 정보를 수집하며 국민당 조선독립 선봉대 총대장을 했던 박문서 지사다.


박 지사는 광복 후 바로 귀국했지만, 할머니는 아이들을 키우느라 지난 2000년에야 한국에 돌아왔다.


벌써 귀국 후 19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박 할머니다. 현재까지도 장성한 아들과 함께 4평짜리 단칸방에서 살고 있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소원하며 만세삼창을 한 지 100년이 지났다. 당시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던 후손 중 상당수는 반지하·단칸방을 전전하고 있다. 이에 주거비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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