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연봉 4500' 받는다고 어깨가 으쓱한 남자는 지금까지 자신과 함께해온 여자친구에게 자신과 '급'이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돈을 더 번다는 이유로 자신의 연인을 무시하며 상처를 줄 권리가 그에게 있는 것일까.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자친구가 이번에 대기업에 입사하고 저한테 급이 안 맞는다고 해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취업 준비에 도전해 대기업에 입사한 남자친구의 돌변한 태도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는 여성의 글은 누리꾼들의 안타까움과 공분을 자아냈다.
사연의 주인공은 27살의 여성으로, 현재 연봉 3,000만원을 받으며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사실 그와 남자친구는 대학교 시절부터 함께 해온 오래된 연인이었다.
취업을 준비하던 때, 남자친구는 취업준비생이었지만 늘 관계를 위해 노력하던 모습이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글쓴이의 남자친구는 재수해서 또래보다 1년 늦게 취업 준비에 뛰어들었고, 얼마 전 진행된 모 대기업의 공채에 최종 합격해 초봉 4,500만원을 받는 '남 부럽지 않은' 대기업 신입사원이 됐다.
하지만 대기업에 입사하자 남자친구의 태도는 점점 눈에 띄게 달라졌다. 글쓴이가 이를 확실히 확인 한 것은 주말에 그와 남자친구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술자리에서였다.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남자친구는 "나는 이제 여자들이 줄 설 거다", "나한테 잘해", "(너는) 신분 상승 한 거야"라는 등 그가 말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말을 글쓴이에게 쏟아냈다.
그는 남자친구의 이같은 이야기를 듣고 조건 없이 그를 사랑해주던 남자친구가 현재 '급'을 들먹이며 자기를 무시하는 남자친구로 변한 괴리감에 서글프면서도 마음이 쓰렸다고 고백했다.
글쓴이는 사연을 마무리하며 "힘들지만 조금만 마음 정리하고 놔주려고 합니다. 급이 맞는 여자 만나게 해줘야겠죠"라고 담담하게 그간의 연애를 마무리할 것을 밝혔다.
이어 "돈으로 급을 따지는 사람이었다니 쓴웃음만 나요"라며 그간의 사랑이 허탈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내용이 올라온 커뮤니티에는 그를 위로하는 목소리와 누리꾼들의 현실적인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허세도 3개월이다. 그 뒤엔 그냥 회사 노동자", "대기업이 별건가요? 차버리세요"와 같은 다소 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취업의 기쁨에 젖은 기분도 어느 정도는 이해 가지만, 힘들었을 때를 함께 이겨낸 연인에게 그처럼 상처를 주는 언동은 씁쓸한 기분을 안긴다고 누리꾼들은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