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금)

‘노조설립 방해’ 이마트前대표 징역1년6월 구형

신세계 이마트 본사 ⓒ연합뉴스

지난해 큰 파문을 일으켰던 ‘이마트 노조탄압’과 관련해 검찰이 최병렬 전 이마트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노동조합 탄압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윤명규 전 이마트 인사담당 상무는 노조 설립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미행·감시 등을 지시한 사실을 27일 인정했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6부·부장판사 김우수)에서 그와 최병렬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다른 직원 3명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윤 전 상무는 2012년 10월 초, 부산의 한 점포에서 일하는 박아무개씨로부터 '노조를 세우려는 사람들이 있고 10월 8일 회의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 등 3명이 이 회의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한 그는 직원들에게 세 사람을 미행·감시하라고 지시했다. 윤 전 상무는 27일 법정에서 "(노조 설립) 동조세력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또 직원들이 모텔에 투숙하면서까지 전 위원장 등을 감시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노조 동향 정보를 준 대가로 박씨에게 현금 8100만 원을 준 일도 인정했다. 이 돈이 퇴직금이라면서도 '시상금'으로 준 이유는 "(박씨가) 회사에 도움을 준 부분이 있는데, 나중에 알려지면 껄끄러워질 것 같았다"고 답했다. 윤 전 상무는 제보를 받은 직후 권역별 담당자들과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의 한 산장에서 회의한 이유도 "사내에 노조설립 움직임 등이 알려지면 좋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윗선' 최병렬 전 대표의 개입 여부는 강하게 부인했다. 윤 전 상무는 2012년 10월 8일 회의 참석자 등을 최 전 대표에게 보고하긴 했으나 향후 대응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얘기하진 않았다고 했다. 그해 10월 11일부터 전수찬 위원장 등을 미행·감시하도록 지시한 것 등을 알리지 않았고, 동조세력이 누구인지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 보고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복수노조 대응전략' 등 문건은 가상시나리오라 대표에게까지 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병렬 전 대표 역시 관련 내용을 전혀 몰랐고, 박아무개씨에게 현금이 건네진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5000만 원 이상이 드는 사안은 대표이사 결재가 필요하지만, 퇴직금 규모는 이후에 파악했고 당시에는 명예퇴직요건이 되기 때문에 보고가 올라온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영업 실적이 부진해서 제게는 경영상황 개선이 제일 큰 과제였다"며 "노조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할지는 제 관심 밖이었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최 전 대표가 '10월 8일 회의 참석자를 파악하겠다'는 윤 전 상무의 보고를 받고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은 점에 의문을 표했다. 김우수 부장판사는 "박아무개씨가 통상적인 명예퇴직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데다 회사 돈을 특별한 사유로 지출하면 나중에 문제될 소지가 있지 않냐"는 질문도 던졌다. 최 전 대표는 "당시에는 거기까지 감안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검찰은 객관적 물증과 관계자 진술, 간접 증거 등을 종합해볼 때 피고인들의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최병렬 전 대표와 윤명규 전 상무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또 인사담당 직원으로 전수찬 위원장 등을 감시하고 1인 시위를 방해한 이아무개 과장 등 3명은 징역 1년에 처해달라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5월 30일 오후 2시 반에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