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수요에 비해 출고 기간이 너무 길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2월 야심차게 내놓은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팰리세이드'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계약 대수 4만 5천대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SUV 시장을 빠르게 점령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한 문제도 있다.
폭발적인 수요에 비해 출고 기간이 너무 길어 소비자 불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로서는 여러모로 '웃픈' 상황.
현대차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생산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업계는 노조의 협조가 필요하고 또 북미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1일 공식 출시한 팰리세이드는 1월 말까지 누적 계약 대수 4만 5천대를 기록했다. 그리고 설 연휴 이후 다시 계약이 급증하면서 누적 계약 대수가 '5만대'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 같은 '팰리세이드 돌풍'은 현대차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현대차는 당초 팰리세이드 연간 내수 판매량을 2만 5천대 가량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것처럼 누적 계약 대수가 이를 훌쩍 넘어섰고, 지금도 계약이 물밀듯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생산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팰리세이드를 주문하면 차(하위 트림·익스클루시브)를 받기까지 평균 6개월 이상 걸린다. 상위 트림(프레스티지)의 경우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9~12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 불만은 자연스레 높아졌고, 폭발적인 인기에 기뻐하던 현대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만 제대로 파악했더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며 "여러모로 웃픈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생산량 확대에 나선다.
최근 노조와 팰리세이드 생산량을 늘리기로 합의했고 이에 따라 최대 12개월까지 예상되던 출고 기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북미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어 쉽지 않을 것"
하지만 일부 노조원이 근로 강도가 높아진다면서 반발하고 있다는 점, 4월부터 북미 시장 수출이 시작된다는 점 때문에 전망이 그리 밝진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4월부터 북미 시장용 팰리세이드가 생산되면 국내 출고 가능 물량이 절반으로 줄게 된다. 출고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차 효과는 통상 5~6개월 정도다. 따라서 현대차는 지금 판매를 많이 해놔야 하는데, 출고 기간이 길다는 단점 때문에 소비자 이탈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며 "이렇게 되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