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미안해. 근데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이런 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줄 수는 없는 거야?"
서운함을 말했더니, 그와 같은 말이 돌아왔다.
이런 대답을 바란 게 아니었다. 더 사랑받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상대는 이 섭섭함을 전혀 알아주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이해해달라고 한다. 믿음이 없냐고 한다.
크다면 큰 문제였지만, 사실 사소하다면 사소한 부분이었다. 바로 연락 문제.
'1' 표시가 사라졌는데도 네게서는 가끔 답장이 돌아오지 않았다. 몇 시간이 지나서야 "친구를 만났어", "일이 바빴어"와 같은 답장이 오곤 했다.
잠들기 전, 잘 자라는 굿나잇 인사만큼은 서로 꼭 하기를 바랐는데 너는 늘 나를 남겨두고 혼자 말없이 잠들었다.
남겨진 채 하염없이 오지 않을 답장을 기다리다 잠들고 나면 다음 날 아침은 늘 피곤함과 속상함으로 시작됐다.
서운함을 토로하는 내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도 "우린 스타일이 다른 것"이라며 각자의 기준을 서로에게 강요하지 말자는 네 모습에 나는 또 한 번 상처를 받고 만다.
그럼에도 헤어지고 싶지 않다. 어떻게 하면 이 갈등을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어느 연인의 고민 글이 올라왔다. 연락에 소홀한 이는 여자친구로, 두 사람은 일주일에 한두 번은 이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여자친구의 성향을 이해하는 이들은 "연락 횟수와 마음의 크기가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목소리를 냈다.
각자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은 자기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게 건강한 관계라는 것.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다. 사랑하지만, 자기 생활도 중요하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반면 "성향이 아니라, 성의 문제"라는 시선도 있었다.
물론 서로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고, 한쪽이 다른 한쪽한테 무조건적으로 맞추는 건 안 될 일이지만 연락을 안 하는 사람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누리꾼이 남긴 긴 댓글 하나가 해당 사연의 베스트 댓글이 됐다. 이 누리꾼은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남자 입장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할 텐데(걱정되니까), 여자 입장에서는 그냥 잠들거나 혹은 다른 일을 하다 보니 깜빡 했을 뿐.
하지만 더 힘든 건 남자 입장이에요.
여자야 연락 안 하는 행동에 있어서 본인의 마음이 힘들진 않으니까요, 단지 나중에 있을 남자친구와의 갈등이 힘든 거죠. 그렇다면 남자는요?
연락이 안 돼서 걱정되고 신경 쓰이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계속 기다리고, 또 뭐라 하자니 내가 구속하고 집착하는 것 같고.
스트레스받고 이런 기본적인 걸 가지고 내가 왜 자꾸 매달리고 있지? 회의감 들 테고..."
상대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자기 자신을 본인이 아닌 상대로 채워나가는 연습도 필요하다. 사랑하는 그의 시선으로 볼 수 있기 위해, 그를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기 마련이니까.
해당 고민 글을 올린 이는 연인 중 여자친구였다.
여자친구 A씨는 이후 후기를 통해 "베스트 댓글에서 '가장 힘든 건 남자 입장'이라고 했던 부분을 봤다. 남자친구에게 미안함을 전하려고 한다. 내가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전하며 사연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