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머리카락 나게 해주는 세포 '증식' 방법 찾아내 '탈모인'들에게 빛 비춰주는 국내 연구진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머리를 감고 나면 후두둑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심장이 '쿵' 떨어지고, 거울을 볼 때마다 상실감에 젖는 '천만 탈모인'에게 희소식이 날아왔다. 


최근 '모발 이식술'이라는 게 등장하기는 했지만 비용이 비싸고 시술 후 부작용이 있어 여전히 탈모를 위한 완벽한 해결책이 돼주지는 못하고 있다.


그 대안을 찾기 위해 골몰하던 국내 한 연구진이 모발을 생성하는 세포인 '모유두 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제를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탈모의 세포치료를 위해 가장 적합한 세포 원료는 '모유두 세포'다. '젖꼭지'와 비슷한 생김새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 이는 모발 발생 및 성장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세포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런데 이 세포를 탈모 치료의 원료로 사용하기에는 몇 가지 극복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모유두 세포를 두피에서 분리하기 어려웠고 배양 조건이 까다로워서 증식시키는 것도 힘들었다.


또 이 세포를 증식시키기 위해서는 6~7번 정도 배양접시를 옮기는 계대배양 방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모발 재생 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는 문제가 따랐다.


이런 한계점 때문에 모유두 세포가 탈모 치료를 위해 가장 적합하다는 점을 알고 있어도 아직 치료제로 개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한줄기 빛이 생겼다. 저산소 환경에서 배양하면 모유두 세포의 증식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얻어낸 것이다.


인사이트뉴스1


지난 13일 연세대 성종혁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산소 농도가 2% 가량인 저산소 조건에서 모유두 세포를 배양해 세포 노화를 막고, 세포 증식을 2배 정도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이렇게 배양한 모유두 세포를 피부에 이식했을 때 모유두 세포의 생존력이 높아지고 모낭 가장자리(외측 모근초) 세포도 증가하는 등 발모 촉진 효과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저산소 조건에서 활성산소가 신호 전달 물질로 작용한 것이라고 원리를 설명했다. 활성산소로 인해 모유두 세포의 증식력이 향상되고 모발의 성장기를 유지시켜 모발 재생 시간이 길어지게끔 유도했다.


성종혁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약물치료 및 모발 이식을 대체할 탈모 세포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2020년에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기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지난 1월 31일 피부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영국피부학회지(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