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 있는 2년은 남자에게도 여자친구에게도 매우 힘든 시간이다.
비어버린 서로의 자리는 외로움이 가득 채운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이 서로를 지치게 만든다.
남자친구를 군대로 떠나보내고도 길거리 수많은 커플을 바라봐야 하는 고무신들은 더욱더 그렇다.
너무 힘들어 눈물로 밤을 지새우기를 이어가다가 결국은 이별까지 고민한다. 그런데도 고무신들이 군화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 지금도 잔잔히 전해지는 감동 때문이 아닐까.
힘들어하는 고무신 마음을 되돌려 계속 군화 옆에 있게 하는 남자친구의 감동적인 행동에 대해 살펴본다.
1. 삐뚤빼뚤 손글씨로 천천히 적어 내린 손편지를 받을 때
외부와의 연락이 자유롭지 못한 부대에서 작은 낭만을 찾자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손편지를 쓴다는 것이다.
남자친구의 글씨체는 형편없을지 모르지만, 조심스레 써 내려간 글자 하나하나에 진심이 담긴 것 같다.
고무신은 남자친구가 힘들고 어려운 군 생활 속에서도 자신을 생각하는 것 같아 눈물이 흐른다.
2.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기 너머에서 남친의 목소리가 들릴 때
훈련소에서는 전화 사용이 쉽지 않다. 자대 배치를 받고 나서도 통화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 짧은 시간을 이용해 밖에서 기다리는 여자친구에게 전화하는 남자친구들이 있다.
수화기 너머 오랜만에 들려오는 남자친구의 목소리에 고무신은 순간 울컥한다. 그의 목소리에서 힘든 내색을 감추려는 모습이 느껴져 안타까우면서도 고마움을 느낀다.
3. 자신이 짧게 던진 한마디를 남자친구가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을 때
남자친구는 전화기로 들리는 고무신의 목소리를 듣고 걱정되는 마음에 "어디 아파?"라고 묻는다.
가벼운 감기에 "감기가 살짝 걸렸어. 괜찮아"라고 말한 고무신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얼마 후 휴가 나온 남자친구는 "아직 감기가 낫지 않은 건 아닌지 걱정돼서"라며 감기약을 내민다.
가볍게 던졌던 말을 가슴에 남기고 그동안 걱정했을 남자친구를 생각하니 고무신은 감동한다.
4. 짧게 나온 휴가임에도 남자친구가 고무신과 함께 보낼 계획을 꼼꼼히 세웠을 때
서로가 간절하게 기다렸던 휴가가 다가온 날, 남자친구는 고무신 외에도 함께 보낼 사람이 많을 텐데 자신의 휴가 계획을 모두 고무신에 맞춰 세웠다.
다양한 선택지까지 준비하며 고무신과 짧은 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다.
고무신은 이런 남자친구가 더욱 멋져 보인다. 부대 내에서 휴가 계획을 세우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상상하며 미소를 짓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