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연애를 시작한 지 어느덧 3년.
처음엔 '보고 싶어'라는 문자 하나에도 2시간 거리를 매일같이 달려오던 네가 어느샌가 만남은커녕 연락조차 뜸해졌어.
너와 함께하는 시간은 눈에 띄게 줄었고 너는 나와 있는 시간에도 그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기 바빴지.
가끔 네 핸드폰에는 아는 후배라는 여자들의 이름이 뜨기도 했고, 너는 그런 나에게 집착한다며 화를 내기 일쑤였어.
네가 화를 내면 혹시라도 이별을 고하진 않을까 맘졸이고 나는 다시 사과하고, 그런 일상이 계속 반복됐지.
사실 나도 이젠 알아. 네가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렇지만 오늘도 난 연애 초 행복했던 우리 사진을 보면서 헤어지자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해.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위 내용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익명의 고민을 재구성한 글이다.
누군가의 마음 아픈 사연이지만 사실은 많은 사람이 경험해봤을 이야기다.
연애 상대의 마음이 식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심지어는 다른 여자에게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헤어지지 못하는 상황 말이다.
사랑은 분명 서로가 감정을 주고받아야 한다.
쌍방으로 시작해 일방적인 짝사랑이 돼버렸지만, 이별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 이유 역시 애처롭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줬던 것은 그밖에 없다는 생각에, 그가 줬던 사랑이 너무 크게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 그와 함께했던 세월의 대부분은 행복했고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었다.
다만, 지금은 친구보다도 못할 정도로 그 사랑이 식었다는 것뿐이다.
이런 애달픈 마음을 아는 주변 친구들은 말한다.
"네가 걔랑 도대체 왜 사귀는지 모르겠어. 이제 그만 좀 헤어져"
정말 쉬운 말이다. 그와 함께한 시간을 하나도 모르는 이들이 딱 현재 상황만 보고 내뱉을 수 있는 무책임한 '조언'이랄까.
사실 누가 뭐라고 해도 정답은 없다. 그저 마음이 이끄는 대로 운명처럼 그 길을 가게 될 뿐이다.
당신을 생각해서 타인이 하는 말들이 불편하다면 두 귀를 막아도 좋다. 언젠가는 끝에 다다를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지금의 당신을 믿고 따라가자.
훗날의 당신이 후회하더라도 지금의 당신은 후회가 없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