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독립운동가가 설립해 '독립문'으로 이름 지은 국내 토종기업의 '애국심'

인사이트(좌) 월암 김항복 선생, (우) 독립문 메리야스 / YouTube 'PAT(피에이티)'


우리나라 의류 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토종 의류 브랜드 '독립문'독립운동가 월암 김항복 선생이 직접 설립…민족 기업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독립운동가가 설립해 우리나라 의류 업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토종 의류 브랜드가 있다.


바로 캐주얼 패션 브랜드인 PAT로 유명한 '독립문'이 그 주인공이다.


독립문의 시초는 지난 1947년 평안도 출신 독립운동가 월암 김항복 선생이 설립한 독립문의 모태인 서울 초동 대성섬유공업사에서 출발한다.


월암 김항복 선생은 독립운동 중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됐다.


인사이트YouTube 'PAT(피에이티)'


옷 없고 배고픈 국민들 위해 회사 설립한 '독립문' 창업주


그는 오랜 식민 생활 탓에 옷이 없고, 배고픈 국민들을 보며 누구나 추위 걱정 없이 따듯하게 겨울을 나게 해야겠다는 다짐 하나로 회사를 설립했다.


해방 후 그는 자신과의 다짐을 지키기 위해 의류 사업에 뛰어들었다.


서대문 형무소 생활 중 독립문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던 그는 '독립문'이라는 상표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가내수공업(가정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공업) 형태로 메리야스를 만들었다. 당시 그가 만든 메리야스는 '독립문표 메리야스'의 시초다.


인사이트YouTube 'PAT(피에이티)'


1953년 평안섬유공업사로 사명 바꾼 '독립문'1970년 수출액 1,300만달러 달성…주요 수출 기업 반열


독립문표 메리야스는 한국전쟁 직후 피폐해진 국민들에게 온기를 준 제품으로 기억된다.


지난 1954년에 출원한 독립문은 지난 1953년 평안섬유공업사로 회사명을 바꾸고 지난 1961년에는 법인으로 전환, 수출에 매진했다.


지난 1970년대 평안섬유공업은 수출액 1,300만달러를 달성하며 주요 수출 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이듬해 평안섬유공업은 새로운 변신을 위해 성인 캐주얼 패션 브랜드인 'PAT'를 론칭해 브랜드 심볼 '코뿔소'로 'PAT'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인사이트YouTube 'PAT(피에이티)'


캐주얼 브랜드 론칭하며 외형 넓혀간 '독립문'


또한 회사는 캐주얼 스포츠, 골프, 아동복, 유아복 등 토털 캐주얼 브랜드도 론칭해 외형을 넓혀갔다.


지난 1985년에 평안섬유공업의 다수 브랜드가 전국 주요 백화점에 입점했으며 1990년대 후반에는 유럽, 미국, 캐나다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인 지난 2000년 3세 경영인으로 취임한 김형섭 사장은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그가 취임한 이래 신규 브랜드로 평안섬유는 퀀턴점프를 할 수 있었다. 회사는 지난 2005년 이탈리아 본사에서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NEPA)를 인수해 2010년 연매출 1,3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에는 4천억원을 성장시켜 이듬해인 사모펀드 MBK에 매각했다.


인사이트YouTube 'PAT(피에이티)'


지난 2010년 사명 '평안L&C'로 바꾸고 '젊은 기업 이미지' 추구


지난 2008년에는 골프웨어 브랜드 '엘르골프(ELLE GOLF)', 지난 2015년 스포츠웨어 브랜드 '엘르 스포츠(ELLE SPORT)', 지난 2016년에는 여성복 브랜드 '데미안' 인수를 하며 사업을 성장시켰다.


지난 2010년에는 사명을 평안L&C로 바꾸며 회사는 앞으로 '젊은 기업 이미지'의 회사가 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평안L&C는 지난 2013년 PAT브랜드의 과도한 개편으로 지난 2015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오랜 고민 끝에 회사는 PAT 브랜드의 아이덴티티(BI) 'TfC(Tailored for Comfort)'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후 PAT브랜드의 라인 확장, 퍼펙트핏 팬츠 브랜딩 작업과 'PAT'상품 라인을 다각화해 3040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브랜드로 탈바꿈하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인사이트디자이너 지미추와 기념사진 찍은 (오른쪽) 김형숙 독립문 대표 / 사진 제공 = 엘르스포츠 


창립 70주년 맞아 사명 '독립문'으로 바꿔


그리고 지난해 김형숙 조재훈 공동대표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사명을 '독립문'으로 바꾼다고 선언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형숙 독립문 대표는 독립문으로 사명을 바꾼 이유는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가치 있는 기업으로 인식되면 젊은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인지도를 각인시킬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청년 대상 사회공헌활동 등으로 진정성 있는 기업을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70여 년간 패션 사업을 영위하며 좋은 소재와 품질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한 독립문의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인사이트YouTube 'PAT(피에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