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 딛고 도약에 나선 대웅제약 전승호 대표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간 때문이야"라는 재미있는 CM송으로 한때 많은 패러디를 쏟아냈던 국민 피로회복제 '우루사'.
'우루사'를 만든 대웅제약은 지난해 8월 오너리스크로 한차례 골머리를 앓고 올해 새로운 다짐으로 경영을 시작한다.
제약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지난해 3월 공동 대표직에 오른 전승호 신임 대표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입을 모은다.
전 대표는 지난 12년간 대웅제약에서 글로벌 사업을 이어가며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가 지난 2015년 글로벌사업본부에서 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성사시킨 해외 수출 계약규모만 10억달러(한화 약 1조 1,165억원)에 달한다.
전 대표의 노력 덕에 대웅제약의 해외수출액은 지난 2013년 148억원에서 지난 2016년 956억원으로 급등한 바 있다.
특히나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의 진출이 올해 결정되는 만큼 제약 업계는 올 한 해의 대웅제약에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44세 젊은 최고경영자(CEO) 전 대표가 이끄는 대웅제약이 올 한해 풀어야 할 숙제를 한데 모아 소개한다.
1.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해외 진출
대웅제약이 이르면 내달 2일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인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다.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나보타가 FDA의 허가를 받으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중 가장 먼저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세계 시장 약 50%를 차지한다. 현재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2조 2,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중 약 65~70%를 이미 미국 보톡스 기업 앨러간이 점유한 상태다.
'나보타'가 미국 시장에 진입할 경우 대웅제약의 매출은 1조원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에서 '나보타'의 가치만 약 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2. AI 활용한 신약 개발
제약 업계에서 '신약'은 경쟁사보다 빨리 출시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4년부터 AI연구팀을 만들어 질환과 약물 간 연관성을 추적하고 있다. AI연구팀은 환자 맞춤형 후보 약물을 발굴해낸다.
제약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최대 1만개 후보 물질을 검색해야 한다. 하지만 AI 기술을 사용하면 한 번에 100만건의 논문을 분석해낼 정도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 기간이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알려졌다.
또한 환자가 적어 대규모 임상시험이 힘든 희귀질환 분야에서도 AI는 큰 역할을 한다.
AI를 활용해 기존 데이터 정보를 분석하게 되면 소규모 임상만으로도 결과 예측이 가능하다.
한편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인공지능 신약개발 및 바이오메디컬 분야 공동연구에 돌입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신약 개발 관련 데이터 가공과 신약 후보물질의 실험 분석을 진행하고 UNIST는 신약 개발을 위한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한다.
3. '오픈이노베이션' 통한 사업 혁신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 '오픈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국내 바이오벤처 브릿지바이오로부터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질환 신약물질인 'BBT-401'의 기술을 도입했다.
대웅제약은 'BBT-401' 기술 덕에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총 22개 지역 품목허가 및 사업 권리, 전세계 독점 생산, 공급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대웅제약은 앞으로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연구개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은 현지 고객과 전문가, 파트너, 정부와의 밀착 협력으로 외부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 접목,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개방형 혁신 전략을 의미한다. 실패 위험과 연구개발(R&D) 비용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