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 실적 올린 SK하이닉스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SK그룹의 '효자' 계열사로 꼽히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2년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 매출은 40조 4,451억원, 영업이익은 20조 8,43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3%, 51.9% 증가했다.
월 기본급의 1700% 성과급 주기로 결정
한 해 동안 고생한 구성원을 위해 SK하이닉스는 올해 '월 기본급의 1,7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연간 이익 분배금 1천%, 특별 기여금 500%, 생산성 격려금 상·하반기 100% 등을 합한 수치다.
연봉 6천만원을 받는 1년차 책임(과장)의 경우 자신의 연봉의 85%인 5,100만원을 보너스로 받아 연봉 1억 1천만원 이상을 수령하게 된다.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SK그룹의 성과주의 원칙을 그대로 보여준 '통 큰' 보너스인 셈이다.
SK하이닉스 노조, "아직 부족하다"
그런데 SK하이닉스 노조 일동은 아직 '목마른' 모양이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임금·단체 협약에 관한 노사간 잠정 합의안이 노조 찬반 투표에서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조는 이날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어 '2018년 임단협 잠정 합의안 승인 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과반수 획득에 실패했다.
결국 기본급 인상률과 사내 복지 증진 등 기본적인 임단협 사안에 대한 협상 시도가 물거품으로 돌아갔으며, 사측이 제시한 1700%의 성과급 지급도 미뤄졌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 일부는 노조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기본급의 1,700% 수준의 성과급을 받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1.9% 증가했지만 성과급은 전년 수준(1,600%)과 거의 비슷해 충분한 보상이 아니라는 불만이다.
SK하이닉스, "성과급은 재협상 대상 아니다"
그렇지만 SK하이닉스 노조를 보는 대다수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은 업계 2위임에도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임단협 합의안이 부결된 게 맞다"면서도 "성과급은 사측에서 결정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재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노조가 성과급에 대해 불만을 품은 건 맞지만 성과급과 관련해 재협상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성과급 잔치'에도 임단협 잠정안이 부결돼버린 가운데, 사측과 노조의 입장 차가 좁혀질지 업계의 주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