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명예회장의 아름다운 선행
[인사이트] 이다운 기자 = "소나무 할아버지~ 또 오셨네요!"
분명 한 회사의 명예회장이다. 회장님이라고 불리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몇몇 이는 그를 회장님이 아닌 '소나무 할아버지'라고 칭한다.
'소나무 할아버지'로 불리는 사람은 바로 이종호 JW중외제약 명예회장이다.
고(故) 이기석 JW중외제약 창업주의 장남인 이종호 명예회장은 지난 1972년부터 JW중외제약 회장직을 지내다 2015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현재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비록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면서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그지만, 사회공헌활동에 있어서 만큼은 웬만한 현역 경영인 못지않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JW중외학술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은 이 명예회장은 사회가 우선적으로 소외된 이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장애인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고 있다.
국내 유일 장애인 대상 종합미술 공모전 'JW 아트 어워즈'
대표적인 예가 'JW 아트 어워즈', '영혼의 소리로'다.
이 명예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JW중외학술복지재단은 16년 전부터 장애인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 후원을, 지난 2015년부터는 장애인 대상 종합미술 공모전 'JW 아트 어워즈'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JW 아트 어워즈는 국내에서 기업이 여는 유일한 장애인 대상 종합미술 공모전이라 의의가 남다르다. 오로지 장애인 작가만이 참여할 수 있다.
이종호 명예회장은 "장애인은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사회적 관념"이라며 "뛰어난 작품으로 세상에 기쁨과 행복을 선사하는 데 있어 장애인이 오히려 보통 작가들보다 더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장애인 작가를 대상으로 한 공모전을 기획해 지난 2016년부터 장애인 화가의 작품으로 매년 달력을 만들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지난 2016년 탁상용 달력에 장애인 화가 작품을 처음으로 적용했는데 반응이 예상보다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는 탁상용 달력은 물론 벽걸이 달력에까지 장애인 화가의 작품을 담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도 장애인 미술가의 작품으로 채워진 달력을 제작해 화제다.
지난 2017년 JW중외제약이 개최한 'JW 아트 어워즈' 우수상을 수상한 지체장애 1급 류성실 화가의 작품이 2019년 달력을 수놓았다.
올해 달력에는 류성실 화가의 '민들레 홀씨처럼'이 사용됐다. 이 작품은 '지치고 힘든 일이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가고 좋은 일만 우리 곁에 남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번 달력은 병·의원과 약국 등 현장 의견을 반영해 다섯 달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4단 벽걸이 용이다.
JW중외제약은 달력뿐 아니라 쇼핑백이나 연하장 제작에도 'JW 아트 어워즈 수상작'을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대회에는 총 299개 작품이 접수됐다. JW중외제약은 두 차례 심사를 거쳐 모두 8명에게 총 1,600만원의 상금을 전달한 바 있다.
장애인 합창단의 감동의 하모니 '영혼의 소리로'를 16년 째 후원
지난 2003년 JW중외제약은 홀트 장애인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와 사랑의 후원 인연을 맺었다.
지난 1999년 결성된 '영혼의 소리로'는 매년 30여 회 이상의 공연을 선보이며 감동을 전하는 국내 최초의 장애인 합창단이다.
당사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창단의 공연 활동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 단원은 노래 한 곡을 익히는데 한 달 이상이 걸리지만 꾸준히 연습해 신체적 한계를 극복해 감동을 전한다.
이종호 명예회장은 16년 동안 합창단 후원회장을 맡아오고 있을 정도로 합창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이종호 명예회장이 장애인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느끼게 된 계기는 지난 2003년 5월 장애인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를 우연히 접하고 나서다.
이 명예회장은 "합창단원 모두 발달장애를 비롯한 중증 장애를 지니고 있어 노래 한 곡을 익히는데 최소 한 달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명예회장은 합창단에 대한 정기적인 기부는 물론 공연장 섭외, 대외활동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또한 합창단이 매번 공연할 때마다 직접 단원을 찾아가 격려하고 있다.
그는 명절, 크리스마스 등은 물론 평상시에도 홀트일산복지타운을 찾아 단원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합창단원은 이 명예회장을 회장님이 아닌 '소나무 할아버지'로 부른다. 이종호 명예회장의 호인 송파(松坡. 언덕 위의 소나무)에서 따온 벌명이다.
그는 "그들이 역경을 딛고 하는 예술 활동은 비장애인을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일"이라며 "장애인이 예술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는 '관현맹인 전통예술단'과 후원협약 체결
JW중외제약은 지난 2016년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관현맹인 전통예술단'과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
이 예술단은 평소 문화생활을 누리기 어려운 장애인, 노인, 환자, 군장병 등을 찾아가 위문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장애인은 사회의 대표적인 소외계층으로 금전적인 기부도 좋지만 사회의 일원으로 스스로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장애인을 돕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의 다양한 활동을 비장애인들이 접하게 되면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호 명예회장은 세상에서 가장 영혼이 맑은 장애인이 선사하는 예술을 우리 사회에 보여주며 따뜻한 정을 전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