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상대로 도시 지역 숙박 공유도 가능하게 된 에어비앤비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세계적인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가 국내 영업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게 되면서 경쟁 업체인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긴장하고 있다.
'철옹성' 같았던 자신들의 시장 점유율이 에어비앤비의 '공격'으로 무너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숙박 공유 세계 1위 에어비앤비가 어떤 방법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지, 그리고 야놀자, 여기어때 등 국내 업체는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는 지난 9일 '공유 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도시 지역 '내국인'을 대상으로 거주 주택의 빈 방을 숙박용으로 제공하는 숙박 공유 허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내 숙박 공유는 지금까지 농어촌 지역에서는 내·외국인을 상대로, 도시 지역에서는 외국인 상대로만 가능했다.
그러나 이날 정부가 공유 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연 180일 이내로 외국인에게만 허용됐던 도시 지역 숙박 공유가 내국인 상대로도 가능하게 됐다.
그간 외국인 상대로만 가능했던 도시 지역 숙박 공유
즉, 그간 많은 제한을 받았던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 공유 업체가 '날개'를 단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이상현 에어비앤비 정책 총괄 대표는 "400만명에 가까운 국내 에어비앤비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며 "합리적인 제도 도입을 통해 혁신 성장의 핵심 분야인 공유 경제 관련 산업을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에어비앤비는 답답했던 숨통이 트인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국내 대표 종합 숙박 앱 야놀자, 여기어때가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이들이 긴장한 이유는 딱 하나다. 숙박 공유 세계 1위인 에어비앤비가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나설 경우 자신들의 시장 점유율과 존재감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커머스 업체 쿠팡도 종합 숙박 앱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어서 이들은 국내 숙박 시장이 '치킨 게임'이 되는 건 아닐지 우려하고 있다.
바짝 긴장한 야놀자와 여기어때…"치킨 게임 되는 것 아니냐"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국내 숙박 시장을 양분하고 있지만, 에어비앤비가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며 "특히 에어비앤비 사용자의 50%가 20대라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은 더 높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부 발표로 2019년 1월 1일 기준 4만 5,600개에 달하는 에어비앤비 숙소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호텔, 펜션, 모텔, 여관 등 국내 숙박 업계도 숙박 공유 확대에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시설 안전과 위생 등 규제를 받는 국내 숙박 업계와 달리 공유 숙박업은 관련 부문에 대한 기준이 거의 없다"며 "숙박업자의 신원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우려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도시 지역 공유 숙박을 단독 주택, 아파트, 다세대 주택 등 5가지 형태의 주택에서만 허용할 계획이다.
또 영업일은 연 180일로 제한하고 집 주인이 실제로 거주하는 주택만 공유 숙박 업소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한다.
투숙객 안전 보장을 위해 소방·숙박 위생 등 부문의 기준을 마련하고 전과자가 숙박업자로 등록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특히 숙박 업소로 등록하지 않은 미신고 숙박 업소를 에어비앤비 등 숙박 중개 플랫폼에 올릴 경우 단속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