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 한국 경제에도 여파를 미칠 것인가?ⓒ연합뉴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서 카드 이용액이 줄었어요. 특히 심야 시간대가 심해요."
내수 시장의 분위기를 통계로 가장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카드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제 성장이 내수 회복으로 뚜렷하게 이어지지 않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여파로 오히려 소비가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체감경기가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자 이미 재정을 조기 집행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1분기 민간소비는 0.3% 늘어나는 데 그쳐 작년 4분기의 0.6%보다 증가율이 둔화됐다.
세월호 참사 후 소비 위축이 뚜렷하다. 카드 이용액이 4%대 감소했다.
'사회 분위기도 그렇고 괜히 우울한 마음에 어디에 다닐 생각이 안난다'고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은다.
청소년들의 수학여행, 체험활동은 줄줄이 중단됐지만 영화관, 놀이공원 등을 찾는 발길은 줄었다. 주류 판매나 마트의 매출마저 감소했다.
대형 카드사인 A사의 경우 세월호가 침몰한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개인 카드이용액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하루 평균 87억원(4.4%)이나 감소했다.
그 한주 전(9∼15일)에는 전월 동기보다 하루 평균 13억원(0.6%) 가량 증가했다.
또 다른 대형 카드사인 B사도 참사 전 1주일간(9∼15일) 개인 카드이용액이 전월 동기보다 4%가량 늘다가 참사후 1주일간(16∼22일)은 4% 줄었다.
물론 아직은 신중하게 관측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화재 등 역대 참사 때의 월간, 연간 지표를 보면 대형사고의 경제적 영향은 크지 않았다.
예를 들면 삼풍백화점 붕괴 때도 잠시 소비를 자제하는 분위기는 있었지만 참사의 충격이 줄면서 소비 지표는 이내 회복됐다.
실제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6월 29일) 전후의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 기준)는 5월 51.8에서 6월 53.1, 7월 54.3으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2003년 2월 18일)이 있던 2003년 1분기 민간소비는 전년 4분기보다 0.8%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증가했다.
이번 세월호 참사의 경제 여파에 대해서는 대체로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다.
유재원 건국대 교수는 "소비나 투자에 큰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골프장, 백화점 등 소비는 단기간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