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우)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한 발 물러선 KB국민은행 노동조합설 직전 예정이던 2차 총파업 철회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몸 담고 있는 은행부터 은행장까지 고용노동부에 고소하는 등 좀처럼 입장을 굽히지 않던 KB국민은행 노조가 백기를 든 모양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조는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로 예정됐던 2차 총파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전국금융산업노조의 파업 철회 지시를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허권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은 KB국민은행 고객의 피해를 우려해 KB국민은행 노조 측에 당초 예정됐던 2차 파업 철회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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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예하게 대립했던 KB국민은행 노사 

당초 KB국민은행 노조가 예고했던 2차 총파업 시기는 민족의 대명절인 설 직전으로, 지난 8일에 진행했던 총파업처럼 하루 짜리 단발성에 그치는 파업이 아니었다.

게다가 설 직전인 특성상 창구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상당 고객의 불편이 점쳐졌다.

그러한 상황에서 KB국민은행 2차 총파업 현실화 전망이 나왔다.

KB국민은행 노사가 지난 13일 약 12시간이 넘는 장시간 동안 실무 교섭과 대표자 교섭을 병행하는 집중교섭을 벌였지만 간극을 좁히지 못해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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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은 노조와 수 차례 협상을 하면서 강경했던 초반과 달리 한 발 뒤로 빼며 KB국민은행 노조가 제시한 요구를 들어주려는 태도를 취했다.

노조가 요구한 '성과급 300%' 지급 수용과 신입 직원부터 페이밴드(성과에 따라 차등 연봉 지급하는 제도)를 적용하겠단 제시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KB국민은행 노조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조건이 달린 성과급 지급은 수용할 수 없으며, 페이밴드는 완전히 폐지돼야 한다며 강력히 주장했다.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노사 모두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노사 합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뉴스1

협상 수포로 돌아가자 사측·행장까지 고소했던 KB국민은행 노조 KB국민은행 설 직전 2차 총파업 현실화 전망에 고객 원성 높아져

여기서 KB국민은행 노조는 강수를 뒀다. KB국민은행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을 단체협약 위반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 고소한 것이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사용자인 KB국민은행이 지난 9월 18일에 체결된 산별 단체협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법적 분쟁을 예고했다.

노사 갈등이 깊어지면서 당초 예고됐던 KB국민은행 2차 총파업 현실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KB국민은행 기사에 달린 댓글 캡처 

이를 접한 KB국민은행 고객은 볼멘소리를 냈다. 고객 예금 유치로 '이익'을 내는 은행에 속한 직원이 자신의 이익 관철을 위해 또다시 고객의 불편을 볼모로 잡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탓이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연봉 3천만원도 못 받는 분도 많은데, 한심하다", "내일 가서 계좌 정리해야겠다" 등 고액 연봉으로 유명한 KB국민은행 노조의 총파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고조됐다.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KB국민은행 노조, 상급 단체 의견 받들어 2차 파업 철회 3~5차 파업 여부는 논의되지 않아…협상 이뤄낼 수 있을까?

이런 고객의 목소리를 의식한 것일까. 현재 KB국민은행 노조는 상급 단체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의견을 받들어 2차 파업 계획을 물렸다.

현재 KB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18일 임금피크 진입 시기, 신입행원 페이밴드 등 주요 쟁점이 모두 담긴 임단협 잠정합의서 초안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노사간 임단협 합의가 이뤄질 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페이밴드 등의 쟁점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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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순차적으로 예고된 3~5차 파업 여부 또한 아직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KB국민은행 노사는 오는 23일과 28일 임단협 갈등과 관련해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 회의를 가질 계획이다.

이번 중노위 사후조정을 통해 KB국민은행 노사가 협상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좌)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뉴스1 (우) KB국민은행에 붙은 안내문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