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달콤한 맛으로 아빠 '기(氣)' 살려주는 '보해 복분자주''정력'에 좋다는 입소문 타고 한국 넘어 중국서도 인기 '훨훨'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복분자와 설탕을 넣고 숙성해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술이 있다. 소주처럼 쓰지는 않으면서도 깊은 향은 물론 뒷맛까지 깔끔한 '이 술'.
맛이 상당히 달콤해 여성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남성이 '이 술'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 술'이 양기를 북돋아주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다. '정력'에 좋은 술로 불리기도 하는 '이 술'.
아빠가 유독 기운이 없어 보이는 날이면 엄마는 냉장고에 넣어뒀던 '이 술'을 저녁 식탁에 올리곤 하셨다.
새콤달콤하면서도 깊은 맛과 향으로 고된 일과에 찌든 아버지를 달래주는 '이 술'의 정체는 바로 보해양조의 '보해 복분자주'다.
한 달에 약 70만병 판매된 보해 복분자주
술의 주성분인 '복분자'의 효능은 널리 알려져 있다. 복분자라는 이름의 유래도 흥미롭다. 구전에 따르면 한 노인이 복분자를 먹고 요강을 엎었다고 복분자(覆盆子)라고 불렸다고 한다.
지난 2004년 보해양조가 출시한 '보해 복분자주'는 복분자가 지닌 달콤 새콤한 맛으로 20세 이상의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보해 복분자주는 지난해 7월 한 달에만 약 70만병이 판매돼 22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는 11억원에 그쳤던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두 배나 증가한 수치다.
판매량이 급등한 이유는 지난해 초 강릉에서 열렸던 남북 고위급 회담에 보해 복분자주가 등장하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다. 보해 복분자주는 정상회의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만찬주'이기도 하다.
게다가 7월부터 9월은 보해 복분자주의 판매량이 급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복날 보양식과 잘 어울린다는 인식 덕분이다.
때문에 보해 복분자주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가 되면 삼계탕, 장어구이 등 보양식을 판매하는 업소에서 날개 돋친 듯 판매된다고 한다.
농가 실적과 연결되는 보해 복분자주의 인기
이 같은 보해 복분자주의 인기는 복분자 농가 실적과도 연결된다.
보해양조는 장성과 고창 등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복분자로 복분자주를 만든다.
광주 및 전남에 뿌리를 둔 기업으로서 지역 농민 소득 증가에 기여하고, 신선하고 좋은 품질의 복분자주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우리 농가를 생각하는 것은 물론 품질에 대한 남다른 고집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보해 복분자는 한국을 넘어 중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과실주협회 '복분자주' 비법 배우러 '보해양조' 공장 방문
술의 명가로 불리는 보해양조를 견학하기 위해 중국 과실주 협회 관계자가 비행기를 타고 날아올 정도로 인기다.
실제 보해양조에 따르면 중국 과실주 협회 관계자 12명은 지난해 5월 '복분자주' 비법을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 와 보해양조 장성공장을 견학했다.
중국 과실주 협회 관계자는 과실을 오랜 기간 보관하며 숙성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가진 보해와 협업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보해양조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새삼 증명된 셈이다.
'보해 복분자주', 보해양조 '효자' 노릇할까
하지만 현재 보해양조의 재정상태는 녹록지만은 않다. 무리한 신제품 개발과 수도권 진출, 중국 진출이 타격으로 돌아오면서다.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해양조는 최근 구조조정에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그나마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복분자주'로 판매 확대가 기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달콤하면서도 건강한 맛으로 청와대 만찬주에서까지 사용되며 인기를 넓히고 있는 복분자주가 보해양조를 웃게 만들 수 있을까. 그 결과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