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선진국도 감염병 안전지대 아냐"… 해외여행 시 예방접종 필수

인사이트사진제공=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사이트] 김서윤 기자 = 일반적으로 감염병은 선진국 보다 개발도상국에서 걸릴 위험이 높지만 최근에는 유럽, 일본, 북미 등 선진국도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은 말라리아, 뎅기, 지카바이러스 감염병 등의 모기를 매개로 한 질환이 주로 발생한다.


이 지역들은 경제적 여건상 국가 방역 시스템이 좋지 않아 오염된 물과 음식으로 인해 여행자 설사, A형간염, 장티푸스 등의 수인성 감염병이 연중 유행한다.


게다가 국가적으로 예방접종이 충분히 시행되지 않는 분위기라 위험성은 더욱 높다.


이와는 달리 선진국은 모기 매개 감염병이나 수인성 감염병이 유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선진국은 사람이 밀집된 대도시들이 많기 때문에 사람간의 직접 접촉 또는 공기나 비말을 매개한 발생하는 사람 간 감염병이 유행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는 매년 겨울마다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일해, 홍역, 풍진 등이다.


사람 간 전파되는 감염병들의 대부분은 백신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환들이긴 하지만 최근 선진국들에서 ‘백신 거부 운동’이 일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이하 인신협)와 KMI 한국의학연구소는 '국민건강 증진 공공 캠페인'의 일환으로 선진국 여행 시 사람 간 감염병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한국의학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국가에서는 홍역이 유행 중이다. 홍역은 발열, 발진 등을 일으키는 급성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이다.


홍역은 MMR(홍역·볼거리·풍진) 백신 접종률이 95% 이상 되면 지역 사회 유행을 막을 수 있는데 현재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30~8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국내 여행자 중 과거 홍역을 앓은 적이 없거나 접종력이 없는 1968년 이후 출생자라면 홍역에 대한 면역력이 없어 유럽여행 시 홍역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옆 나라 일본에서는 도쿄를 중심으로 최근 풍진이 유행하고 있다. 풍진은 홍역처럼 발열과 발진 증상이 나타나는 급성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이다.


풍진은 산모에게 특히 더 위험하다. 산모가 임신 첫 3개월 이내에 감염되는 경우 태아의 85%에서 선천성 기형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풍진 항체가 없는 이들이나 특히 임산부의 경우 풍진 유행 지역 여행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어릴 때 MMR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가임기 여성은 임신 계획이 있다면 여행 전 미리 풍진 항체 검사를 받고 최소한 여행 출발 2주 전에는 MMR 백신접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바다 건너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2~5년 주기로 백일해가 유행하며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백일해는 100일 동한 기침을 한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전 연령대에서 발생하지만 특히 1세 미만 영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영아기에 백일해에 걸리면 매우 심한 발작적인 기침과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백일해는 생후 2개월부터 시작되는 DTP 백신을 통해 예방할 수 있고 청소년기 이후 어른들은 Tdap 백신을 통해서 예방이 가능하다.


백일해는 가족 내 재전염율이 80% 정도로 매우 높은 질병인 만큼 산모와 아기뿐만 아니라 배우자 및 태어난 아이를 돌보아 줄 조부모도 Tdap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신상엽 KMI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선진국 여행 시에도 감염병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며 "여행 출발 2주 전에는 MMR 백신접종을 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