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국내 기업인들 모여 '2019 기업인과의 대화' 나눠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글로벌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을 이끄는 서정진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뼈 있는' 농담을 건네 화제다.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유수의 대·중견기업 대표와 만나 '2019 기업인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뭐니 뭐니 해도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가 좋은 일자리, 둘째가 상생과 협력"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돌파한 저력을 발휘해 어려움을 돌파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요성 강조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이후 문 대통령은 기업인과 함께 영빈관에서 녹지원까지 25분간 산책을 하며 미처 못다 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서 회장은 먼저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세계 바이오 시장이 1,500조원인데 이 가운데 한국이 10조원 정도 밖에 못한다"며 "셀트리온과 삼성 등이 같이 하면 몇 백조는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기업들은 한국을 바이오 산업의 전진 기지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공계 학생들 가운데 우수한 인재가 모두 의대, 약대로 몰려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제 바이오 의약산업 분야의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겠다"며 바이오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서정진 회장, "주 52시간 정책에도 우리 연구원은 집 가서 일한다"
서 회장은 또한 "헬스케어 산업이 가장 큰 산업이다. 일본은 1년 예산의 30%를 이 분야에 쓴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 기업이 한국과 같이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은 일하는 스타일 때문"이라고 전했는데, 바로 이때 서 회장의 뼈 있는 농담이 나왔다.
그는 "대통령께서 주 52시간 정책을 해도 우리 연구원들은 짐을 싸 들고 집에 가서 일한다. 그리고 양심고백을 안 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의 말을 듣고 문 대통령을 비롯해 그 자리에 있던 다수의 기업인들이 웃음을 지었지만, 사실 이것이 마냥 편하게 웃고 넘어갈 수만은 없는 '굵직한 한 방'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의 우리나라 기업의 현실에 비춰봤을 때 문 대통령이 주도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너무 빨랐다는 지적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한편 서 회장은 이날 문 대통령의 건강관리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께선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시느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못 한다. 그냥 포기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서 회장은 "대통령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저희가 계속 약을 대 드릴 수 있다"며 "그런데 수면제도 부작용이 있다.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이여서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어야 한다. 가장 좋은 수면제는 졸릴 때까지 일하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