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이라도 흰 우유 먹어줘야 한다"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우유를 사러 가면 흰 우유보다 초코맛이나 바나나, 딸기 우유에 손이 먼저 간다.
최근에는 다양한 맛을 첨가한 여러 가공우유 제품이 출시돼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군인들에게는 달콤한 가공우유 대신 흰 우유만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16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역 군인은 매일 급식으로 1번, 월 6회 간식으로 흰 우유만 받았다.
그러던 중 국방부는 군 장병들의 요청을 반영해 올해부터 딸기·초코·바나나 우유 등 가공우유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군인들은 매월 2회, 연 24회 가공우유를 마실 수 있게 됐다.
흰 우유 소비 줄고 있어 어쩔 수 없는 변화
드디어 군대에서 딸기·초코·바나나 우유 배식을 시작하게 됐지만 여전히 여기에 반대하는 단체가 있었다. 바로 낙농 업계다.
낙농 업계는 흰 우유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군대 납품까지 가공우유가 차지하기 시작하면 피해가 커진다는 입장이다.
가공우유 대부분은 탈지분유와 전지분유 등을 넣고 원가 절감을 위해 수입 분유를 사용해 만들어진다. 이에 따라 가공우유가 더 많이 팔리면 흰 우유를 생산하는 국내 낙농업자들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가공우유 허용으로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빙그레 등은 새로운 매출 경로를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흰 우유는 국방부 협약에 따라 서울우유나 지역 낙농조합만 납품해왔지만 가공우유 군납이 허용되면 민간 업체들도 참여할 수 있다.
업계에서도 "흰 우유 소비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한 변화"라며 "국내 우유 공급량이 수요보다 많은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렇듯 낙농업계에서는 군대에 가공우유를 납품하는 것에 반대하지만 현역 군인은 물론이고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농가의 피해를 이해하지만 무조건 흰 우유만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한 누리꾼은 "낙농업계 사장님들, 군인은 왜 초코우유와 바나나 우유를 마시면 안 되나요"라며 "사람들이 찾지 않는 흰 우유를 생산하고 먹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