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화면이나 인기 아이돌 등장하는 '신개념 알람'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아침잠이 많은 사람 대부분은 알람이 울려도 끄고 다시 자는 일이 빈번하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은 엄마가 흔들어 깨워도 좀처럼 일어나지 못한다.
스마트폰 앱으로 알람을 여러 개 맞춰도 소용없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꺼지기 때문이다.
김영호 말랑 주식회사 대표는 매일 아침잠과 사투를 벌이는 이들을 위해 알람 앱 '알람몬'을 만들어 대박을 터트렸다.
'알람몬'의 장점은 잠결에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화면에 나타난 게임을 성공시켜야 시끄러운 알람을 끌 수 있도록 했다.
가장 유명한 '액션 게임 타입' 외에도 퍼즐을 맞추거나 리듬 게임을 통해 알람을 끄는 유형이 있다. 또 러블리즈, 위너 등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를 알람으로 만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김영호 대표는 지난 2011년 대학생 4명을 모아 스타트업 '말랑'을 만들었다.
당시 김 대표는 27세로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를 공부하다 직접 스마트폰 앱을 만들겠다며 학교도 중퇴하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뜨거운 열정으로 시작했지만 많은 스타트업처럼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창업 첫해에 당뇨병 다이어리 앱, 명상 앱, 벨소리 앱 등 6개나 개발해 시장에 내놨지만 쓴맛만 보고 조용히 접어야 했다.
그사이 함께 시작했던 동료 3명도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났고 김 대표는 앱 개발에 더욱 절실하게 매달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앱이 바로 '알람몬'이다.
국내 다운로드 2900만·아시아 시장 정복
알람몬만의 귀여운 캐릭터를 내세운 데다 잠에서 깰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알람이라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서비스 2년 만에 다운로드 수 2천만을 넘겼다.
알람몬 성공 이후 2014년 2월 김 대표는 말랑 스튜디오를 모바일 벤처 기업 연합인 옐로모바일에 회사를 넘기고 경영에만 몰두했다.
하지만 말랑 스튜디오는 투자나 신규 서비스 개발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김 대표는 개인 빚까지 내면서 지난 2017년 2월 다시 회사를 사들였다.
수억원의 빚을 지더라도 젊은 시절 고생해서 키운 회사가 무너져가는 것을 그냥 지켜볼 수 없었던 것이다.
김 대표는 회사를 다시 인수하며 이름도 말랑 스튜디오에서 말랑 주식회사로 바꿨다. 제자리를 찾은 뒤 말랑은 다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알람몬은 2,9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고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이미 2015년 2천만 다운로드를 넘긴 데 이어 대만과 태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구글플레이 스토어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랭킹 1위를 달성한 바 있어 아시아인들을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말랑 주식회사는 근처에서 친구를 찾아주는 SNS '1km', 교통 앱 '지하철', 생리주기 관리 앱 '원스', 다이어리 앱 '미타입', 디데이 앱 '츄데이'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인의 아침잠을 깨우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힌 김 대표가 올해는 어떤 신기록을 세울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