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경제 이끌고 있는 재계 오너 3·4세 리더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2019년 새해가 밝은지도 어느덧 2주일이 지났다.
올해는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한국 경제에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끊이질 않고 흘러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금융위기만큼은 아니라고 보는 의견도 있지만 수많은 전문가들은 위기는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찾아온다며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 등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가 지난해보다 낮은 2%대 중반의 경제 성장률을 보이면서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전망한다.
수출주도형 경제인 우리나라 입장에서 수출 및 경제 성장률 둔화는 경제 전반에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주요 재계 그룹과 오너들은 위기에 맞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며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한다. 재계 리더들은 발빠르게 움직이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는 재계 주요 인사들의 행보를 미리 살펴봤다.
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그룹 오너 3세로서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현재 삼성그룹 총수 자격으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전장 등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위해 해외 출장을 주로 다녔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적극적인 현장경영에 나서며 내부 중심잡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3일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했으며 다음날인 3일에는 기흥사업장을 방문해 DS부문 및 디스플레이 경영진과 간담회를 가졌다.
뿐만 아니라 수원사업장에서 경영진들과 함께 식판을 들고 점심식사를 하는 한편 임직원들의 인증샷 촬영 부탁에도 흔쾌히 수락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 구광모 LG그룹 회장
LG그룹에게 있어 지난해는 총수가 새로 바뀌는 격변의 시기를 겪은 한 해였다. 고(故) 구본무 회장이 지난 5월 타계함에 따라 장남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대표이사 회장직에 정식 취임한 것이다.
본격적인 '4세 경영 시대'를 연 구광모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2019년 'LG 새해 모임' 신년사에서 '고객'이란 단어만 무려 30번이나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구광모 회장은 "창업 이후 70여년이 지난 지금, LG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무엇보다 LG를 응원해주신 고객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신년사에서 '고객의 사랑'을 강조한 구광모 회장은 자신의 색깔을 입힌 '뉴 LG' 체제를 완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3.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지난해 9월 승진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지난 2일 그룹 시무식을 주재해 재계 안팎의 뜨거운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그룹 시무식을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세대교체를 통한 '정의선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자리였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정몽구 회장님의 의지와 '품질경영', '현장경영' 경영철학을 계승할 것"이라며 "고객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를 본격화함에 따라 글로벌시장 판매 회복에 나서는 한편 미래 모빌리티사업 확대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래 자동차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국내외 기업인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할 정도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4.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유통업계의 '혁신 아이콘'으로 불리는 정용진 부회장은 새해 벽두부터 파격적인 가격 할인 정책인 '국민가격'을 실시하며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어모았다.
신선식품과 생활필수품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려 온라인으로 떠난 소비자들을 다시 대형마트로 발길을 향하게 만들기 위한 정용진 부회장의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해 시작부터 파격적인 최저가 전략으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의 전략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게 한다.
5. 이선호 CJ제일제당 팀장
삼성전자와 LG그룹, 현대차그룹 등 주요 재계가 오너 3·4세대 시대를 열었지만 이재현 회장이 이끌고 있는 CJ그룹의 3세대 승계 작업은 진행 중이라기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한창이다.
이재현 회장의 장녀 이경후 상무가 지난해 7월 CJENM의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로 임명되는 등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반면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선호 부장은 지난해 아버지 이재현 회장의 LA 출장에 같이 동행하며 현장을 점검한 것이 전부다. 당시 CJ그룹 관계자는 "경영수업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물론 아직 대한민국 경제를 좌우할 정도로 대외적인 행보는 없지만 내부적으로 아버지 이재현 회장의 경영을 지원하면서 국내외 주요한 사업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부장은 '향후 기업을 잘 이끌 것 같은 3·4세'를 묻는 질문에서 처음으로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6. 허윤홍 GS건설 부사장
1월부로 GS건설 부사장직에 오른 허윤홍 GS건설 신임 부사장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하나뿐인 외아들이기 때문이다.
허윤홍 부사장은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아버지 허창수 회장의 가르침에 따라 입사 초기 당시 주유소에서 주유원으로 3개월간 일하는 등 다양한 현장 경험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앞으로 허윤홍 부사장이 GS건설의 신사업을 발굴하고 이를 추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그룹 승계 원칙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허윤홍 부사장의 승진은 GS그룹 3·4세들 간의 승계작업뿐 아니라 지분 경쟁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7.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전무)
뚝심있게 일 잘하기로 소문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전무가 지난해 정기임원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재계에서는 이와 관련 경영 승계는 아직 이르다는 내부적인 판단과 함께 김동관 전무의 승진보다는 한화큐셀 '내실 다지기'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동관 전무는 태양광 신사업을 그룹 주력사업으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경영능력 증명을 통해 경영권 승계 및 그룹 내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 나갈 전망이다.
김승연 회장을 이어 한화그룹을 이끌 '1순위 인물'로 꼽히는 김동관 전무가 자신의 경영능력을 어떻게 입증해 보일지 재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