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 식품의 원조 '3분 카레'
[인사이트] 이다운 기자 = '3분 카레'. 부모님의 보살핌에서 벗어나 홀로 생활을 하는 자취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메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 부모님이 해준 듯한 '집밥'의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다.
게다가 조리법도 간단하다. 팩으로 포장된 제품 그대로 끓는 물에 넣거나 팩을 뜯은 뒤 그릇에 카레만 부어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된다.
조리법은 간단한 반면 평균 이상의 맛을 자랑하는 덕분일까. 오뚜기 '3분 카레'는 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많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준비해봤다. 오뚜기를 창업한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부단한 연구 끝에 등장한 '3분 카레'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소개한다.
1. 오뚜기 '3분 카레' 출시 비화
오뚜기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한국인에게 일본 카레를 먹일 수 없다는 신념으로 지난 1981년 '3분 카레'를 출시했다. 이는 한국 시장에서 처음 등장한 즉석식품이자 가정간편식의 시초였다.
통조림이 전부이던 당시에, 식재료를 가공·조리·포장해 단순한 조리과정만 거치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의 등장은 혁명이었다.
하지만 이미 카레 시장을 잡고 있던 일본 제품에 밀려 뒤처졌다. 함태호 회장은 좌절하지 않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했다.
오뚜기는 TV, 라디오 등 홍보를 강화했고 "끓는 물에 퐁당~, 3분이면 끝! 오뚜기 3분 요리~"라는 CM송을 만들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2. '3분 카레'의 놀라운 성장
지난 1981년 오뚜기는 소비 계층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순한맛·약간 매운맛·매운맛의 '3분 카레'를 생산했다.
오뚜기의 노력 끝에 '3분 카레'는 출시 첫해 4백만개 이상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3분 카레 판매량 지속적으로 늘면서 회사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1979년 100억원에 그쳤던 오뚜기 연 매출은 1981년 216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오뚜기 측에 따르면 판매량 파악이 가능한 지난 1998년부터 2017년까지 '3분 요리'의 누적 판매량은 11억 3천만개 정도다.
출시 이후 2017년 말까지 누적 판매량을 추정하면 2백억개로 1인당 약 40개를 소비한 셈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국내 첫 즉석식품인 3분 요리는 가정에서 직접 조리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면서 성공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3. '3분 카레'를 시작으로 3분 요리 시리즈 등장
오뚜기는 '3분 카레'의 성공을 시작으로 3분 요리 시리즈를 계속해서 출시했다.
1981년 10월 '하이스', 1982년 '짜장'과 '스파게티소스', 1995년 '쇠고기·야채·치킨 카레' 3종 등 다양한 3분 요리를 선보였다. 이후 햄버그·미트볼 등이 출시되며 3분 요리 열풍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이국적인 음식을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해 '3분 인도카레 마크니', '3분 태국카레소스 그린' 등을 추가했고 고급스러운 카레 맛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3분 3일 숙성카레'도 선보였다.
최근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며 즉석식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즉석식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3분 시리즈를 비롯한 오뚜기의 간편가정식 부문 매출이 2015년 630억원, 2016년 650억원, 2017년 68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4. 인도 사람이 인정한 진정한 카레
지난 2017년 11월에 방송된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인도 친구들을 데리고 캠핑을 떠난 럭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한국에서 21년째 살고 있는 럭키는 친구들에게 한국 카레의 맛을 보여주겠다며 캠핑 필수품인 '3분 카레'를 꺼냈다.
전자레인지로 3분 만에 요리를 완성한 럭키를 보며 친구들은 신기해했고 이어 맛을 보자마자 인도 카레와 거의 똑같다며 놀라워했다.
인도 친구들은 '3분 카레'와 인도의 '알루 카레'가 똑같은 맛이라며 좋아했다. '알루 카레'는 감자가 들어간 인도 카레다.
럭키는 인도 카레를 먹은 지 오래돼 잘 모르겠다고 웃어 보였고 인도 친구들은 '3분 카레'에 푹 빠져 고향의 맛을 즐겼다.
5. 함태호 회장의 손녀가 출연한 '오뚜기 카레' CF
오뚜기 창업주인 함태호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오뚜기 함영준 회장의 딸인 뮤지컬 배우 함연지가 30초 가량의 오뚜기 카레 광고를 찍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함연지는 자신이 출연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뮤지컬 팀과 함께 카레를 먹으며 노래부르는 광고를 찍었다.
오뚜기 광고에 관해 함연지는 "저는 지명도 없어서 일반인이 광고 찍으면 받는 액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함연지는 지난해 발표된 연예계 주식부자 5위에 올라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