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정식품 '베지밀' 만든 정재원 회장이 93세에 미국행 비행기 타겠다고 고집한 사연

인사이트(좌) Facebook 'vegemilgood', (우) 사진 제공 = 정식품 


남다른 '콩 사랑' 보여준 정식품 창업주 故 정재원 회장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음식을 씹어먹기 힘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항상 '두유'를 곁에 들고 다닌다.


빨대 하나만 있으면 단백질과 칼슘 등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쉽게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두유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해 많은 이들이 믿고 마시는 국산 브랜드가 있다. 


바로 두유의 원조 식품 베지밀의 고향 '정식품'이 그 주인공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정식품 


'유당불내증'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아이 위해 '두유' 개발


정식품의 창업주 고(故) 정재원 회장은 회사를 설립했을 때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도 콩에 대한사랑은 남달랐다.


'유당불내증'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이 치료해주려 '우유 대용식'으로 연구 개발하던 도중 '콩국'을 떠올리며 오늘날의 '두유'를 만들 수 있었다.


'유당불내증'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신생아 환자들에게 두유를 처방해주자 아이들은 기적처럼 기력을 찾았다.


이후 故 정재원 회장의 '두유'가 입소문 타고 전국 각지에서 그의 병원으로 환자들이 찾아왔다.


인사이트YouTube '정식품' 


'두유' 대량생산하고 싶었던 정식품 창업주 故 정재원 회장 


故 정재원 회장은 많은 아이들에게 두유를 처방해주기 위해 여러 생산 업체에 연락을 취했으나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때부터 故 정재원 회장은 자신이 직접 회사를 설립해 두유, '베지밀'을 본격적으로 대량생산하기 시작한다.


지난 1966년에 출시된 '베지밀'은 꾸준히 두유시장의 1등을 지켜오며 많은 이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베지밀'이 수년간 인기몰이를 하고 있음에도 故 정재원 회장은 그가 타계하던 그날까지도 남다른 콩 사랑, 두유 사랑을 보였다고 그를 기억하는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인사이트YouTube '정식품'


지난 2010년 미국 워싱턴에 열린 '국제대두학회' 참석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당시 93세였던 故 정재원 회장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대두학회'에 직접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려 국내 항공사에 연락했던 그. 그의 전화를 받은 항공사 직원은 머뭇거렸다.


항공사 직원은 그에게 고령의 나이로 인해 의사의 진단서와 간호사의 동행을 요구했다. 또한 비행기 탑승을 다시 한번 고려해 볼 것을 당부했다.


故 정재원 회장은 항공사가 요구한 대로 모든 준비를 끝내고 자신이 원하던 대로 미국행 비행기에 탄 후 미국 '국제대두학회'에서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통해 알게 된 콩의 효능에 대해 소개했다.


인사이트故(고) 정재원 정식품 전 회장 / YouTube 'YTN NEWS' 


"공부는 삶에 열정을 주는 활력소" 아흔 넘어서도 공부


아흔 넘는 나이에도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故 정재원 회장은 "공부는 삶에 열정을 주는 활력소"라고 답했다는 후문이다.


故 정재원 회장은 국제대두학회를 마친 후 한국에 무사히 귀국했고, 향년 100세에 세상을 떠났다.


90세가 훌쩍 넘는 나이에도 계속해서 콩에 대해 공부하려던 수장이 있었기에 사람들은 두유하면 '베지밀'을 떠올리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