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석태진 기자 =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오버워치 속 캐릭터인 '솔저: 76'가 사실은 동성애자였다고 밝혔다.
다소 충격적인 스토리 전개에 유저들은 강한 어조로 블리자드를 비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그저 '동성애 혐오'로 치부하고 있지만, 유저들이 분노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단순한 '호모포비아'로 볼 수는 없다.
지난 7일 블리자드는 캐릭터 아나의 새로운 스킨과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담긴 단편 소설 '바스텟'을 공개했다.
아나와의 대화에서 솔저는 '빈센트'라는 남자를 언급하며 "그는 이미 결혼했어. 나에게 행복하다고 했고, 나도 행복해. 그는 내가 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어"라고 전했다.
이에 오버워치의 수석 시나리오 라이터 '마이클 추'는 SNS를 통해 "잭(솔저)과 빈센트는 수년간 로맨틱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두 사람은 동성애자다"라고 밝혔다.
솔저가 동성애자였다는 사실이 공개된 후 유저들은 크게 반발했다.
동성애자라는 설정 그 자체 때문 만이 아니었다. 유저들은 어떠한 암시도 없이 갑자기 이 설정을 끼워 맞춘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솔저의 경우 오버워치 서비스 시작과 함께 등장한 캐릭터다. 유저들과 함께 호흡한지 햇수로만 3년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개발노트에서도 밝히지 않은 '성 정체성'을 갑자기 새로 설정하는 건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초 공개 때 설정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앞서도 블리자드는 캐릭터 트레이서를 '레즈비언'으로 설정한 바 있다.
당시 블리자드는 "동성애자 영웅들이 유기적으로 발생하길 원하고 이것이 부정적으로 느껴지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여성 캐릭터의 과도한 성적 대상화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유저들은 블리자드의 선택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블리자드는 시메트라, 솔저 등 캐릭터의 숨겨진 이야기만 풀어낼 뿐 감춰진 스토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특히 탈론의 정체, 오버워치의 해체 이유 등 핵심적인 스토리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상황. 유저들의 궁금증은 풀어주지 않고, 성 정체성 이야기만 하는 그 태도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유저들은 이 같은 블리자드의 태도는 자신들을 기만하는 행동이며 '배신감'마저 느끼게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앞으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핵' 유저들과의 전쟁, 서비스 초기와 달리 줄어든 유저들, 풀리지 않은 스토리까지.
유저들은 블리자드의 '동성애'에 대해 혐오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우선순위를 따져 일해주길 바랄 뿐이다. 유저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봐달라는 것이다.
한 유저는 이번 '솔저 동성애 사태'에 대해 이렇게 전하기도 했다.
"우리는 그의 성 정체성이 궁금하지 않다. 이는 결국 블리자드의 과도한 PC(정치적 올바름) 적용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