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美 유력 매체가 '애플'에게 삼성전자 보고 '교훈' 삼으라고 말한 이유

인사이트(좌) GettyimagesKorea, (우)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美 유력 매체 WSJ, 애플 향해 삼성전자 배워야 한다고 지적혁신 없이 비싼 값에 소비자 외면…'차이나 쇼크'로 추락한 애플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미국 유력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차이나 쇼크'로 위기에 처한 애플을 향해 삼성전자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배워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같은 WSJ의 비판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현지 시간)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2019년 애플 1분기 실적 예상 전망치를 기존보다 5~9% 하향 조정한 것에 따른 것이다.


애플은 당초 890억∼930억달러(한화 약 99조 9천억~104조 4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가 이를 840억달러(한화 약 94조 3천억원)로 대폭 낮춘 바 있다.


16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을 줄여 발표한 애플을 향해 WSJ은 삼성전자의 사례를 들며 애플이 이를 보고 배워야 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WSJ, 삼성전자 사례 언급…중국 시장 점유율 1%대 미만전략 수정해 반전 노린 삼성전자와 가만 있는 애플 비교


지난 4일(현지 시간) WSJ은 중국 수요의 급격한 둔화로 현지 시장에서 큰 위기를 맞은 애플에게 삼성전자로부터 배워야하는 이유를 설명한 기사를 보도했다.


WSJ은 "중국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사례가 해외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 경계의 메시지(cautionary tale·교훈)를 제공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당시만 하더라도 19.7%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한때 중국 휴대폰 시장의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밀리기 시작하면서 5년 만에 중국 시장 점유율이 0%대로까지 밀렸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도 등 다른 신흥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는 삼성전자삼성, 중국 1%대 미만 점유율에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WSJ은 "삼성전자의 경우, 5년 전만해도 중국 휴대폰 시장의 절대 강자였으나 지금은 시장 점유율이 1% 미만으로 떨어져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삼성전자는) 중저가 전략과 인도 등 다른 신흥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이를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WSJ은 또 "삼성은 이로 인해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애플도 삼성전자의 전략을 참고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중국 내에서 고전한 배경에 대해 WSJ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중저가 공세와 한국 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간의 갈등에 따른 한국제품 불매 운동 때문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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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없이 매니아층만 믿었다가 추락…WSJ, 날카로운 비판중국 시장에서 7~8%대 시장 점유율 기록 중인 애플 '굴욕'


삼성전자는 전략을 대폭 수정해 인도와 같은 신흥시장으로 눈길을 돌렸고 인도에 7억 달러를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공장을 건설하는 등 적극 진출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와 같은 전략 수정을 통해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1%대 미만 굴욕적인 시장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도 덧붙였다.


WSJ은 또 침체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돌파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카메라 6개를 장착한 차세대 5G폰을 포함한 10주년작 '갤럭시S10과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애플에 대해 WSJ은 2015년 중국에서 1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추월하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화웨이 등이 약진하면서 현재 점유율은 7~8%대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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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애플도 무역전쟁으로 위기 맞고 있어 조심해야" 경고과거 몰락한 노키아 전철 밟을 수도 있다는 지적 잇따라 나와 


WSJ은 "다만 중국 시장에서 애플이 삼성전자보다는 좋은 위치에 있다"며 "중국의 부유층 소비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사드 등의 문제로 중국 시장에서 역풍을 맞은 것처럼 애플도 무역전쟁으로 위기를 맞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WSJ는 "중국인들은 반한(反韓) 감정보다 반미(反美) 감정이 훨씬 심하다"며 "애플은 삼성보다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애플이 지난 12년간 쌓아올린 '아이폰 신화'에 금이 가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을 거듭해 부활할지 아니면 과거 거품처럼 하루아침에 몰락한 노키아의 전철을 밟을지 애플 전략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