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중국 '텐센트'가 김정주의 '넥슨'을 10조에 인수하면 벌어지는 일

인사이트김정주 NXC 대표 / 사진 제공 = NXC


한국 게임 산업 미래 어두워 회사 매물로 내놓은 김정주 대표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가 회사를 '매물'로 내놨다는 소식이 전해져 국내 게임 업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정부의 지나친 규제로 인해 국내 게임 산업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판단했고, 또 검찰 수사 등에 시달리면서 심신이 지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전체 매각 규모는 1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충분한 자금을 가진 해외 기업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글로벌 중국 ICT 기업 '텐센트'가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어 국내 게임 산업의 '중국 종속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3일 게임 업계 및 투자은행(IB)에 따르면 김 대표는 자신(67.49%)과 특수 관계인(부인 유정현 NXC 감사 29.43%·와이즈키즈 1.72%)이 보유한 넥슨 지주사 NXC 지분(98.64%) 전량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매각 주관사로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가 공동 선정됐으며, 이르면 다음달 예비 입찰이 실시될 계획이다.


지난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의 시가 총액은 13조원 수준으로 이 중 NXC가 보유한 넥슨 지분(47.98%)의 가치는 6조원을 넘는다.


또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등 NXC가 별도로 보유한 계열사들의 가치까지 합하면 전체 매각 규모는 1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전체 매각 규모는 10조원 넘을 것이라는 전망…해외 기업 인수 유력


만약 NXC가 10조원이 넘는 규모에 매각된다면 2016년 삼성전자의 미국 하만 인수(약 9조)와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약 7조)를 뛰어넘는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이 될 전망이다.


매각 규모가 남다른 매물인 탓에 업계에서는 누가 넥슨의 '새 주인'이 될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수 후보로는 국내 카카오와 넷마블, 중국 1~2위 게임 회사인 텐센트와 넷이즈, 미국 EA게임즈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업계는 자금이 부족한 국내 기업이 인수에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유력 인수 후보로 텐센트를 꼽고 있다.


인사이트텐센트


텐센트는 넥슨의 대표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배급사로 인수 시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5년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는 지난해에만 1조 63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NXC의 대표적인 캐시카우(수익 창출원)로, 이용자의 '90%'가 중국인이다.


때문에 텐센트는 연간 1조원에 달하는 던전앤파이터의 로열티를 절감하고 또 넥슨의 해외 유통망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김 대표의 NXC 지분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또한 텐센트가 그동안 간판 타이틀 개발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의 투자 전략을 이어왔다는 점, 카카오, 넷마블 등 국내 주요 ICT·게임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이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르게 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국내 게임 산업의 '중국 종속화'에 대한 우려 높아


그런데 국내 게임 업계 전문가 및 관계자들은 텐센트가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른 것을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게임 산업의 '중국 종속화'에 대한 우려 때문.


만약 텐센트가 '국내 1위 게임 회사'인 넥슨을 인수할 경우 지금도 '중국산 게임'이 물밀듯이 들어오는 국내 게임 산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가게 된다.


쉽게 말해 한국 게임 시장이 다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시험대'로 전락해 자생력이 떨어지고, 또 지적 재산권(IP)과 인력 등 귀중한 자원을 뺏기는 것이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 산업을 이끄는 넥슨이 텐센트 등 해외 IT·게임사에 매각된다면 국내 게임은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규제 강화가 발목을 잡으면서 어려움에 빠진 김 대표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국내 게임 산업을 위해서라도 매각을 제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의 NXC 지분 전량 매각설에 대해 NXC 측은 "지금으로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