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IMF 때 외국에 팔린 '에프킬라' 보면 '피눈물' 흘리는 삼성제약

인사이트YouTube 'F-Killer SCJohnson'


'삼성제약'이 만들었지만 현재는 '한국존슨' 소유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어떤 종류든 벌레만 나타나면 "에프킬라 어딨어?"라는 말부터 나온다.


해당 제품의 '주특기'는 모기 살충제인 만큼 모기가 등장할 때면 '에프킬라'를 찾는 사람은 더욱 많다.


어렸을 때부터 집마다 놓여있던 장수 브랜드 에프킬라를 처음 만든 회사는 바로 소화제 '까스명수'로 유명한 제약회사 삼성제약이다.


인사이트뉴스1


에프킬라는 당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 생활 용품 업체 S.C. 존슨앤드손의 국내 법인 한국존슨이 내놓은 살충제 '레이드'도 기를 못 펼 정도였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에게 '모기=에프킬라'라는 공식은 머릿속 깊이 박혀있었고, 새로운 상표가 시장에 진입해 이를 바꾸기란 쉽지 않았다.


인사이트YouTube 'F-Killer SCJohnson'


에프킬라는 한국존슨 품에서 '승승장구'


하지만 1998년 외환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삼성제약은 알짜 브랜드 에프킬라를 넘기기로 한다.


이때 에프킬라를 인수한 곳이 바로 한국존슨이다. 


당시 한국존슨은 에프킬라 상표와 공장을 387억원에 사들였고 이 중 에프킬라 브랜드 값만 297억원에 달했다고 전해진다.


그동안 모기 살충제 시장에서 고전하던 한국존슨은 에프킬라 인수 덕에 단번에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기존의 자사 브랜드 레이드도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한다.


인사이트삼성제약 살충제 '킬라' / 사진 제공 = 삼성제약


지난 2011년에는 '에프킬라 레이드'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판매하고 있다.


반면 피눈물을 흘리며 에프킬라를 떠나보낸 삼성제약은 2004년 살충제 시장에 다시 발을 들인다. 


삼성제약은 40여년간 쌓아온 살충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2004년 4월 '킬라'라는 상표로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에프킬라의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따라잡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 


이에 여름마다 삼성제약이 날개 달린 듯 팔리는 에프킬라를 바라보며 숨어서 눈물만 흘린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