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당신이 생각하는 '증권맨'의 모습은 어떤가.
이 질문에 대해 아마 대다수가 저마다 비슷비슷한 이미지를 떠올렸을 것이다.
깔끔한 옷차림과 반듯한 이미지, 그리고 냉철한 판단력과 원칙 및 이익에 따라 움직일 듯한 느낌. 이것이 바로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증권맨의 이미지다.
이런 '편견'을 깨부수기라도 하듯 최근 한 콘서트에서 '성악가'로 깜짝 데뷔한 증권맨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이베스트투자증권 새 수장으로 내정된 김원규 전 NH투자증권 대표다.
평범한 증권맨이 아니라 한 증권사를 이끌어 갈 대표가 '성악가'로 깜짝 데뷔한 것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로 무대에 오른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내정자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이끌어갈 김원규 전 NH투자증권 대표가 지난달 23일 성악가로 깜짝 데뷔를 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 오후 6시 30분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에 소재한 극동타워에서 열린 팝페라 갈라 살롱 콘서트 '화합'에 테너로 특별 출연했다.
이날 김 전 대표와 같은 무대에 오른 이는 국내 최초 팝페라 가수인 성악가 강마루를 비롯해 길한나 보컬리스트, 재즈가수 그레이스, 엠디바, 에이컬쳐 앙상블 등 모두다 전문 음악인들이었다.
쟁쟁한 프로들이 등판하는 무대에 김 전 대표가 오른 것이다. 이날 김 대표는 한국 가곡 '내 맘의 강물'을 부른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사 수장이 '성악가'로 깜짝 데뷔하게 된 사연
NH투자증권 사장을 지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새 수장으로 내정된 김 전 대표가 성악가로 깜짝 데뷔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사실 김 전 대표는 증권가에서 소문난 '성악 덕후'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사장을 끝으로 취미 생활인 '성악'만 연습하며 여생을 보내기로 계획한 김 전 대표는 팝페라 가수 강마루에게 성악을 배운 것으로 알려진다.
몸통이 두터워 남다른 '울림통'을 가진 김 전 대표는 성악하기에 좋은 몸이라는 평을 받으며 강마루의 수제자까지 됐다고 한다.
이렇게 인연이 닿아, 올해 연말 강마루가 주최한 기부 콘서트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이다.
취미로 '성악'하며 여생 보내려던 김 전 대표가 증권계로 복귀한 까닭
여기서 많은 이들이 의문을 표한다. 성악을 하며 인생을 즐기려던 김 전 대표가 다시 업계로 돌아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간곡한 '부름'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대표는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 시절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상사로 모셨다고 한다.
이것이 인연이 돼 김 전 대표가 다시 증권계로 돌아오게 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84.58%를 보유한 사모펀드 G&A다. G&A는 LS그룹 계열사인 LS네트웍스가 99.8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신임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