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질소를 샀더니 과자를 서비스로 줬어."
질소가 빵빵하게 차있는 봉지 과자를 두고 소비자들이 우스갯소리처럼 하는 말이다.
무언가 가득 차 보이는 겉과 달리 막상 봉지를 뜯었을 때 과자 양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진 탓에 소비자들이 내뱉는 불만이다.
그중에서도 질소가 제법 들어있어 생활용품을 이용한 '생존수영' 교육에서 자주 포착되는 봉지과자가 있다.
바로 담철곤 회장이 이끄는 국내 굴지의 제과 전문 기업 오리온의 생갑자칩 '포카칩'이다.
오리온 생감자칩 포카칩이 세운 '빵빵한' 기록 누적 매출 1조 4천억…1분에 100봉 이상 팔려
청소년 생존수영에 사용될 정도로 질소가 빵빵하게 들어있기 때문일까. 오리온의 대표 감자칩 '포카칩'이 세운 기록도 꽤 '빵빵'하다.
1988년 태어나 올해로 32세가 된 포카칩은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얼굴에 웃음을 띄게 만들 정도로 '효자' 상품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포카칩이 1조 4천억원에 달하는 누적매출을 달성했다.
판매 개수로 환산하면 17억 봉지에 해당한다. 시간 단위로 나누면 1분에 100봉 이상씩 팔렸다.
지난 2012년에는 감자스낵 최초로 연 매출 1천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오리온의 성장을 이끌어온 대표 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감자칩 판 '초코파이 정(情)'인 셈이다.
국내 최초 민간 '감자 연구소' 설립한 담철곤의 오리온포카칩 출시 때부터 더 맛있는 제품 만들려 연구 몰두
오리온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포카칩. 이런 포카칩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효자 상품으로 등극할 수 있었던 배경은 심플하다.
뛰어난 '맛'과 '식감', 그리고 출시 때부터 현재까지 멈추지 않는 '연구개발'이다.
오리온은 지난 1988년 오직 '감자'만을 연구하는 '감자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감자 종자 개발, 저장, 선별 등에 대한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생감자를 얇게 썰어 튀겨내는 게 감자칩인 만큼 좀 더 맛있는 포카칩을 만들기 위해 '원물'인 감자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감자 연구소는 10여 년 연구 끝에 감자 스낵용 종자인 '두백' 개발에 성공했다. 바삭바삭한 식감과 맛을 자랑하는 포카칩으로 업그레이드된 배경이다.
"노력 통했다"…감자스낵 시장 점유율 1위 차지한 포카칩'질소과자' 오명 벗으려 가격 변동 없이 '중량' 10% 늘이기도
식품에서 가장 중요한 '맛'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 최초로 감자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한 덕분일까.
오리온 포카칩은 1994년 감자스낵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뒤 현재까지 '왕좌'를 수성하고 있다.
소비자를 생각해 '용량'도 무려 10%가량 늘렸다. 오리온은 지난 2015년 포카칩의 중량을 가격 변동 없이 10% 늘린 바 있다.
포장만 크고 중량은 작은 '질소과자'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중량을 늘린 것이다.
덕분에 포카칩의 매출은 20% 이상 신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소비자를 생각한 행보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통한 셈이다.
생존수영에 가끔 사용될 정도로 아직은 질소가 제법 있는 듯하지만, 여전히 뛰어난 맛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오리온의 포카칩.
이변이 없는 한 '기해년(己亥年)'인 2019년에도 포카칩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