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푸마 짝퉁'인 줄 알았던 '슬래진저'는 130년 전통 영국 스포츠 브랜드였다

인사이트Facebook '@Slazenger'


'짝퉁' 아닙니다 영국 브랜드 '맞습니다'


[인사이트] 서희수 기자 = 날쌘 움직임과 날카로운 이빨의 동물. 언뜻 보면 '푸마'인가? 착각하게 만드는 이 로고는 흑표범을 모델로 한 브랜드 '슬래진저(Slazenger)'다.


영국 스포츠 용품 브랜드인 슬래진저는 해외에서는 나름대로 인지도 있는 브랜드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스포츠 용품 업체다.


인사이트instagram '@slazenger_sport'


1881년 설립 이래 140여 년의 세월 동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가장 권위 있는 테니스 대회 '윔블던 챔피언십'의 공식 테니스 볼 공급 업체다.


테니스공 만들다가 시작된 슬래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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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진저'는 유태인 형제 랄프 슬래진저와 알버트 슬래진저가 테니스공을 만들면서 설립됐다.


4년 뒤 영국 'All England Lawn Tennis and Croquet Club' 첫 번째 챔피언십부터 테니스, 크로켓 라켓 등 다양한 스포츠 용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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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용품 분야에서는 '톱스타' 대우를 받아 빅토리아 여왕 재임 당시 두 차례의 훈장을 받았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엄청난 양의 군수 용품(피복류)을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 공군에 납부한 실적이 있다.


왜 한국에서는 유독 저평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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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거의 '바닥'을 치고 있는 이유는 슬래진저의 글로벌 라이선싱 전략 때문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 큰 규모의 스포츠 브랜드들은 주로 직영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거나 본사의 철저한 관리 시스템 안에서 운영되는 OEM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슬래진저의 경우 지난 2004년 'Sports Direct International'에 매각되던 당시 영국 내 브랜드 재산권만이 인수됐다.


때문에 영국을 제외한 국가에서는 슬래진저 브랜드를 누구나 라이센싱 할 수 있게 돼 마구잡이 생산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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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진저가 택한 방법은 적극적인 판매 전략을 위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폭락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 고급화 전 '디아도라'와 비슷한 사례인 셈.


특히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슬레진저 제품은 '저가형 시장'에 초점이 맞춰 있다.


신발에 새겨진 4줄짜리 선 때문에 '아디다스 짝퉁'으로도 취급되는 사례도 있었다.


슬래진저는 '삼성물산'이 국내 슬래진저 공식 라이선싱 업체로 활동하던 1990년대까지만 해도 고가에 판매됐던 브랜드였다.


영국과 한국에서의 온도차처럼 슬래진저의 위상은 국가마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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