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구두'로 자리매김 한 '마놀로 블라닉'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여성들 사이에서 '청혼 구두'로 불리는 세계적인 슈즈 브랜드가 있다.
바로 '하이힐'의 대명사 마놀로 블라닉(Manolo Blahnik)이 그 주인공이다. 이 구두를 신으면 권태기에 있던 여자친구의 마음도 되돌린다고 패패들은 말한다.
마놀로 블라닉 라인 중에서도 특히 섹시한 느낌의 뾰족하고 높은 '스틸레토 힐'은 많은 셀럽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스틸레토 힐'의 '스트레토'는 날이 좁고 뾰족한 칼을 의미한다. 마놀로 블라닉의 '스트레토 힐' 굽의 높이는 2.5cm~25cm 이상까지 다양하다.
무대 디자인 전공한 마놀로 블라닉뉴욕 여행 도중 미국 보그 편집장 만나 조언 받아
섹시하고 매혹적인 느낌을 자아내 패피들이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마놀로 블라닉은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브랜드라는 점이다.
슈즈 디자이너 마놀로 블라닉은 대학에서 무대 디자인을 공부한 후 자파타(Zapata)라는 패션 부티크의 머천다이저로 일하며 보그 워모 잡지에 기고했다.
그러다 지난 1970년 뉴욕 여행을 하던 그는 우연히 미국 최초의 보그 편집장이었던 다이아나 브릴랜드를 만나게 된다.
보그 편집장에게 '구두 포트폴리오' 보여준 마놀로 블라닉
다이아나 브릴랜드는 마놀로 블라닉의 포트폴리오에서 체리와 넝쿨로 발목을 감싼 형태의 디자인을 보고 감탄했다.
그는 곧바로 마놀로 블라닉에게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일을 하라며, 포트폴리오에 등장하는 구두를 직접 만들어보라고 한다.
하지만 구두 디자인 공부를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는 그였기에 고민에 빠졌다.
얼마 후 런던으로 돌아온 마놀로 블라닉은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을 찾아가 그들 어깨너머로 구두 컬렉션을 제작하는 방법을 배운다.
모은 돈으로 부티크 인수한 '마놀로 블라닉'‥남성화로 사업 시작 1974년 영국 보그 잡기 커버 장식한 '마놀로 블라닉'
이후 마놀로 블라닉은 그동안 벌어서 모아둔 돈 2000파운드(한화 약 285만원)로 자신이 일하던 자파타 부티크를 인수해 브랜드샵을 오픈하는데 성공한다.
부티크를 연 후 마놀로 블라닉은 남성화를 만들다 한계를 느끼고 여성 신발로 눈길을 돌렸다.
수없는 실패와 시도 끝에 그는 지난 1974년 영국의 보그 잡지 커버를 장식할 수 있었다.
통굽이 유행하던 1970년대에 킬힐을 부활시키며 패션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남았다.
신기 편하면서도 패셔너블한 '마놀로 블라닉'의 힐
패피들은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마놀로 블라닉를 찾는다. 그 이유는 굽이 높지만 신기 편하고, 매혹적인 느낌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마놀로 블라닉의 가장 대표적인 컬렉션은 '핸지시 펌프'와 '카오스'다.
'핸지시 펌프'는 보석이 박힌 사각형의 바로크 버클장식 구두다. '카오스'는 발목과 발등에만 가는 스트랩이 달려 발의 대부분이 보이는 하이힐 샌들이다.
만약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할 계획이라면, 여자친구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마놀로 블라닉' 구두 한 켤레를 먼저 선물해 힌트를 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