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공평하게 지분 나눠가진 효성그룹 '형제경영'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효성그룹의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총괄사장이 ㈜효성의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지주사와 계열사를 나눠 가지는 '형제경영'을 선택해 관심이 집중된다.
효성그룹의 4개 자회사 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은 지난 21일 각각 공시를 통해 최대 주주 변경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은 지주사와 4개 자회사의 실시간 지분교환을 진행해 형제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이는 앞서 지난 19일 효성그룹이 진행한 유상증자와 관련이 있다. 당시 효성그룹은 ㈜효성의 4개 사업회사로부터 주식을 받고 자사 신주를 발행해주는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 진행을 공시했다.
유상증자에 따라 최대 주주의 지분율은 변경됐다. 기존 조현준 회장은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티앤씨 지분을 각각 14.59%씩 보유하고 있었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첨단소재 지분 전량을 지주사인 ㈜효성에 정리했다. 대신 효성 지분율을 기존 14.59%에서 21.94%로 높였다.
아울러 효성화학의 지분은 8.76%로, 효성중공업은 5.84%로 소폭 줄였다. 효성티앤씨의 경우 조현상 사장이 자신의 지분을 전량 처분하면서 조현준 회장이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조현상 사장은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의 지분을 12.21%씩 보유하고 있었는데, 효성티앤씨 지분은 전량 효성에 넘기면서 지주사 ㈜효성의 지분율을 12.21%에서 21.42%까지 키웠다.
또한 효성화학과 효성중공업의 지분은 각각 7.32%, 4.88%까지 줄였다.
조현준 회장이 전량 처분했던 효성첨단소재 지분 12.21%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조현상 사장이 효성첨단소재의 2대 주주가 됐다.
또한 공정거래법상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하는 지주사 ㈜효성은 각각 5.26%의 지분에서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 35.3%, 효성첨단소재 35.4%, 효성화학 35%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회사 성립 요건을 충족시켰음은 물론, 효성티앤씨는 조현준 회장이, 효성첨단소재는 조현상 총괄사장 몫으로 사실상 나눴다.
이와 같은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 되면서 효성의 계열분리 윤곽이 드러났다는 시선도 있다.
업계에서는 지주사인 ㈜효성, 즉 효성그룹 전체는 두 형제가 공동으로 지배하면서 4개 회사를 절반씩 나눠 경영하는 방식을 전망하고 있다.
향후 '형제의 난'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정리해 우애를 지키고 그룹의 안정을 꾀한 조현준 회장. 이들이 본격적으로 이끄는 효성그룹의 미래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