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카스 잘 팔리는데 오비맥주 고동우 사장은 '공장문' 닫으라 명령했다"

인사이트(좌)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뉴스1 (우) 브루노 코센티노 오비맥주 사장 / 사진 제공 = 오비맥주 


생산직원에 '휴가' 주려 대목 앞두고 공장문 닫은 오비맥주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사회 전반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문화가 확산함에 따라 직원들에게 휴가를 주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임직원들에게 '일주일간' 휴가를 주기 위해 공장 가동을 아예 멈춘 주류 회사가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곳은 바로 맥주 '카스(Cass)'로 유명한 국내 맥주업계 1위 오비(OB)맥주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 11월 카스를 생산하는 이천공장을 시작으로 광주공장, 청주공장 순으로 각 일주일씩 생산 가동을 중단했다.


총 21일간 공장을 '셧다운' 시킨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뉴스1


고동우 사장의 오비맥주 행보가 파격적이란 평 듣는 이유 


업계에서는 오비맥주의 행보가 파격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송년회를 비롯해 각종 이벤트가 많아 주류 업계의 대목으로 불리는 '연말'을 앞두고 생산 라인 가동을 줄인 것이기 때문.


특히 국내 주류 공장의 경우에는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오비맥주의 공장 가동 중단이 이례적인 행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브루노 코센티노(Bruno Cosentino, 한국 이름 고동우(高東佑)) 사장이 이끄는 오비맥주가 대목을 앞두고 공장 가동을 멈추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했다. 워라밸을 실천하기 위함이었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생산라인 임직원 휴가 독려 위해 올해 첫 '셧다운제' 실시모든 직원이 한 날 한 시에 쉴 수 있어 만족도 높아


오비맥주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생산라인 임직원들의 휴가를 독려하기 위해 올해 최초로 셧다운 제도를 실시했다"라고 말했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독일에서 온 생산 부문 임원의 제안도 주효하게 작용했다. 현재 독일은 공장 효율을 높이기 위해 매년 맥주 공장이 동시에 쉰다고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근무해온 이 임원은 임직원 휴가 독려와 공장 효율 제고를 위해 회사 측에 셧다운 제도를 제안했다고.


인사이트사진 제공 = 오비맥주


이 관계자는 "독일 임원분이 제안을 했고, 회사가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이라며 "11월과 12월은 상대적으로 생산량이 적은 편이다. 모든 임직원이 휴가를 갈 수 있도록 (맥주) 재고를 미리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직원들이 다 같이 쉴 수 있어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덧붙였다.


임직원들이 제대로 쉴 수 있도록 공장문까지 닫은 고동우 사장의 오비맥주. 오비맥주의 이 같은 파격적인 행보는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