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이는 가짜 약이나 가짜 치료법을 시행했음에도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도 '플라시보 효과'라고 평가되는 민간요법이 있다.
바로 체했을 때 바늘로 손을 따는 행위다.
일반적으로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한 경우를 '체했다'라고 하고, 바늘로 손톱 윗부분을 찔러 피가 나게 하는 걸 '손을 딴다'라고 표현한다.
신기하게도 체 했을 경우 손을 따면 메스껍고 답답했던 속이 가라앉는다. 누군가는 플라시보 효과라 하기에 그 효능이 너무 좋다고도 말한다.
한의학에 따르면 엄지손톱 바깥쪽 혈을 따주는 것은 체했을 때 급하게 막힌 기를 통하게 해 혈액순환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돕는다.
반면, 현대 의학에서 체했을 때 손을 따는 것은 의학적으로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민간요법'으로 그 효능은 '플라시보 효과'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일부 위치에 따라서는 부교감 신경을 자극해 장운동을 촉진하고, 가벼운 소화 장애를 해소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보지만 이를 실증할 수 있는 데이터나 실험적 근거는 없다.
그러나 손 따는 것은 효과의 여부보다는 부작용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혈을 따지 못할 경우가 흔하고, 사용하는 바늘이나 사혈침의 위생 정도에 따라 염증 또는 패혈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다른 질병을 체한 것으로 오해했을 가능성도 크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은 명치 쪽이 더부룩하고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체했을 때와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실제로 체한 줄 알고 손가락을 땄으나 심장마비로 사망하거나 뇌졸중으로 쓰러져 식물인간이 되는 예도 있었다.
따라서 속이 안 좋고 답답할 때는 병원에 방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