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서울시가 수수료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자영업자를 살리고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결제 수수료율 0%대 '제로페이 서울'을 20일부터 전국 최초로 시범서비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제로페이 서울’에는 은행 20곳, 간편결제사 4곳 등 모두 24개 기관이 참여하며 결제를 위해서는 은행 앱(신한 쏠 등 11개)이나 간편결제 앱(네이버페이, 페이코, 머니트리, 하나멤버스 등 4개)등을 설치하면 된다.
은행 앱을 사용하는 경우 개인 계좌에서 바로 금액이 이체되며, 간편결제 앱은 사용 전 본인의 은행계좌를 결제 앱에 등록하면 바로 제로페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소비자는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은행 또는 간편결제앱을 구동하여 휴대폰으로 판매자의 QR코드를 스캔한 후 금액을 입력하고 결제버튼을 누르면 본인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D+2이내) 되어 결제가 완료된다.
제로페이 서울이 시행되면 자영업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카드 결제수수료 부담을 대폭 줄여줄 수 있고, 나아가 전반적인 업계 개선까지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효과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정적 여론도 제기된다. 사용자인 시민 입장에서 정말 편리한 결제방식이 될 수 있는지 등 실용적인 부분에 대한 물음이다.
제로페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나 먹고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왜 자영업자를 살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등 비난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런데 현재 서울 전체 사업체 82만 개 중 66만 개가 소상공인 즉 자영업자인 점을 인지하면 답은 간단하다.
서울 경제의 약 82%가 자영업자의 손에 달린 셈이며, 이는 서울경제의 근간이라 부를 만하다는 것.
서울시는 제로페이 서울이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여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의 시작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시민들 입장에서 제로페이를 사용하면 소득공제율 40%를 적용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가 15%, 체크카드가 30%인 점을 고려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동시에 자영업자는 연매출액 8억 원 이하인 경우 수수료율 0%, 8억 원에서 12억 원 사이는 0.3%, 12억 원 초과는 0.5%의 수수료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기존 일반 가맹점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자영업자가 매출액의 0.8%~2.3%를 카드수수료로 부담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수치다.
이와 관련해 지난 11일 서울시가 제로페이 서울을 활용하면 받을 수 있는 직접적인 혜택에 대한 영상을 공개해 이해를 도왔다.
영상에 따르면 제로페이 서울을 사용한 뒤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으면 기존 신용카드, 체크카드를 쓸 때 보다 무려 47만 원가량을 더 받을 수 있다.
연봉 5천만 원 기준 2,500만 원을 소비한다고 가정했을 때 신용카드는 28만 원, 제로페이 서울은 75만 원 환급이 이뤄지므로 무려 47만 원이나 더 많이 받는다는 의미다.
또한, 20일부터 네이버페이와 페이코 첫 결제시 1,000포인트 적립, 갤럭시(머니트리)와 케이뱅크는 신규고객 첫 사용시 3,000원~5,000원 캐시백 지급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21일부터 개장하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모든 입장객은 입장료 3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1일 입장객 선착순 100명에 한해 입장료 1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렇듯 제로페이 서울을 이용하면, 시민들 개인은 물론 자영업자까지 더불어 '함께 잘 사는 법'이 구현되게 된다.
언제나 기존과 다른 새로운 것은 불편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새로운 것이 가져다줄 혜택을 생각하면, 그런 불편함쯤은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서울시가 그리는 시민과 자영업자 모두가 잘사는 사회가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