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국민 혈세' 5천억 받고 임직원 연말 선물 돌리는데 '4억' 쓰는 산업은행

인사이트(좌) 산업은행 전경, (우) 이동걸 산업은행장 /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뉴스1


5천억원 출자 받고 임직원 연말 선물 돌리기 나선 산업은행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내년 정부로부터 5천억원을 출자받기로 한 산업은행이 임직원들의 영화티켓이나 케이크 교환권 구매 등을 위해 예산 4억 3,800만원을 쓴다고 알려지며 비판을 받고 있다.


17일 산업은행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연말 임직원들에게 줄 상품을 구입할 예산을 4억 3,800만원가량 책정하고 이달 중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내년 금융위원회(금융위)에 5천억원을 증자받기로 한 와중에 직원 복지에만 약 4억원을 쓴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산업은행이 '방만 경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등장하고 있다.


인사이트이동걸 산업은행 은행장 / 뉴스1


앞서 산업은행은 금융위에 6천억원의 증자를 요청했다. 창업과 벤처를 지원하는 혁신모험펀드 조성과 기업 경영정상화 지원 등 총 2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취지에서다. 


중소 벤처 기업을 지원함과 동시에, 한국GM과 STX조선해양 등 현재 구조조정 중인 기업의 재원을 마련하려면 증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검토를 거쳐 요청안보다 1천억원 깎은 5천억원 규모를 산업은행에 추가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회 예산정책처는 반대를 표했다. 증자 목적으로 거론된 한국GM과 STX조선해양 등의 구조조정 사업을 하더라도 산업은행의 자기자본이 이미 충분하다는 것.


인사이트(좌) 한국GM, (우) STX조선 / 뉴스1


지난 6월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15.45%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굳이 정부 예산 출자를 통해 기업 경영정상화를 꾀하는 건 적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한국GM과 STX조선해양에 3천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하더라도 BIS비율 하락은 미미할 것이라고 보았다.


위와 같은 골자로 국회 예산정책처는 금융위가 요청한 산업은행 증자 예산 5천억원에 대해 '재검토' 의견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전달했다.


또한, 산업은행이 자본확충보다 기업구조조정 역량 강화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지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산업은행이 28개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지원한 약 5조 5천억원 중 회수한 금액은 3조6,330억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 같은 상황에서 산업은행은 올 연말 영화 티켓, 케이크 교환권 구매 등 임직원 복지에만 4억 3,800만여원을 책정하는 모습을 보여 더욱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국민혈세로 '연말 분위기'를 내려한다는 지적도 등장한다. 당장 기업에는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연말 상품을 위해 4억원이나 쓰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시선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증자받는 5천억원은 구조조정하고 있는 기업들의 자금 지원과 중소 벤처 기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천억원은 내년에 증자받는 금액이며, 4억 3,800만여원의 복지비는 올해 예산으로 책정된 것으로 시점 또한 달라 둘 사이에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