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시험 기간 때마다 매번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가만히 앉아 장시간 멍을 때리는 친구들이다.
스스로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다. 이들은 그 와중에 간신히 공부한 범위도 자꾸만 잊어버리거나 틀리기까지 한다.
혼자 자리에 앉아 손톱을 뜯거나 머리카락을 만지는 등 딴짓도 많이 한다. 공부하는 속도도 느리다.
그렇다고 막 수다를 떨며 노는 것도 아니고, 얌전히 자리에 앉아 있기는 하다. 또 머리가 아예 나쁜 것 같지도 않다.
그럼에도 도무지 공부에 집중을 못 하는 친구들. 대체 왜 그럴까.
사실 이런 친구들은 주의력결핍형 과잉행동장애, 이른바 '조용한 ADHD'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ADHD 증상이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과하고 산만한 움직임, 수다스러운 행동 등은 과잉행동-충동형 ADHD다.
이와 달리 '조용한 ADHD'는 산만하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아 ADHD인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조용한 ADHD에 해당하는 이들은 대체로 수업 시간이나 자습 시간에 책상 앞에 조용하게 잘 앉아 있다. 그렇다고 내용에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주로 멍하게 있으며, 공상에 잘 잠기면서 생각을 잘 잊어버리거나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것이 꼽힌다. 또 주변 정리를 잘하지 못할뿐더러 정리하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
선생님의 말을 따르긴 하지만 세세한 부분을 놓치고 시험 문제나 긴 글을 끝까지 읽기 어려워한다. 작은 소음 등 사소한 방해에도 주의력이 금방 무너지는 증상을 보인다.
물론 이런 증상을 보인다고 해서 모두 ADHD로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만약 이같은 증상으로 마음고생 하는 친구가 곁에 있다면, 그리고 그 친구를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따뜻하게 손을 잡고 함께 전문가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게끔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