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지난 10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34일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드디어 '자유'를 얻었다.
신 회장은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롯데그룹 전반의 경영 현안을 하나하나 살피며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였다.
이에 따라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백화점도 점점 더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총수 부재'로 인해 위축됐던 모습은 뒤로하고 '뉴(NEW) 롯데백화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올 한해 동안 롯데백화점은 어떠한 사건들을 겪었는지 한 번 정리해봤다.
1. 온라인 쇼핑몰 '엘롯데' 개편
지난달 롯데백화점의 온라인 쇼핑몰 '엘롯데'가 콘텐츠를 강화하고 큐레이션 서비스를 추가해 리뉴얼 오픈했다.
새로워진 엘롯데는 유통 트렌드 분석과 상품 및 브랜드 제안을 담당하는 '스타일 큐레이션팀'을 신설했다. 또한 '스타일룩', '라이프매거진' 등을 만들어 고객들이 최신 쇼핑 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스웨덴의 사이즈 피팅 솔루션 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Virtusize(버츄사이즈)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에게 가장 잘 맞는 사이즈를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온라인 쇼핑몰 이용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개편에 나선 엘롯데는 이후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 분당점 속옷 매장 '갑질' 사건
지난 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객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롯데백화점 분당점 속옷 매장 직원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직원 A씨가 직접 작성한 글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0월 그가 한 50대 부부를 응대하던 중에 벌어졌다.
부부 중 여성 B씨는 직원 A씨에게 "제품이 왜 이렇게 비싸냐", "사이즈는 왜 이렇게 이상하게 나오냐"며 화를 내기 시작했고, A씨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했다.
그러자 B씨는 반말과 함께 A씨의 부모님을 거론하며 모욕적 언사를 내뱉었다. 급기야 매장 집기와 무선 전화기를 집어던지고 A씨를 무릎 꿇게 한 뒤 머리를 때렸다. 이를 목격한 한 아르바이트생이 상황을 말렸고 이후 B씨는 현장을 빠져나갔다.
A씨는 당시의 사연을 전하며 "상해 진단서도 다 끊어놨는데 (B씨가) 사과도 안 하고 합의도 안 한다"며 "백화점에서 받은 갑질은 어떻게 해야 합의와 상해비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폭행을 저지른 고객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갑질하는 고개들은 다 없어져야 한다"며 분노를 표했다.
3. 화장품 편집숍 '라코' 리브랜딩
신세계에 '시코르'가 있다면 롯데에는 '라코'가 있다. 지난 6월 롯데백화점은 2014년 첫선을 보였던 화장품 편집숍 '라 코스메티크'를 '라코'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나를 더 아름답게, 우리는 더 다채롭게'라는 슬로건으로 새롭게 태어난 라코는 뷰티 트렌드에 민감한 1030 세대를 타깃으로 만들어졌다.
우선 화장품 편집숍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단독 브랜드 입점'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 '피치씨', '메이쿱', '라카', '라라베시' 등이 오프라인 화장품 편집숍 중 처음으로 입점돼 '코덕'들을 사로잡았다.
인플루언서의 인기가 높아지는 트렌드를 고려해 '트레저헌터 존'도 준비했다. 이곳에서는 김이브, 양띵, 유깻잎 등 인플루언서가 추천한 화장품을 만날 수 있다.
매장 내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스튜디오 시설도 갖춰져 있어 주말이면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메이크업 시연을 비롯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4. '청바지 면접' 시작
지난달 롯데백화점은 올해 하반기 채용 때부터 '면접 복장 자율화'를 실시한다고 발표해 취업 준비생들의 환영을 받았다. 취준생의 심적·경제적 부담을 덜고 창의성을 끌어내기 위함이다.
이제 롯데백화점 면접에 나서는 지원자들은 어색한 정장 대신 청바지, 맨투맨, 운동화 등 자유로운 복장을 착용할 수 있게 됐다.
롯데백화점은 또한 가드닝 브런치 카페 '소공원'과 협업해 면접 환경을 편안한 분위기로 조성하는 한편, 면접 위원들을 대상으로 역량 평가 자질, 지원자를 대하는 태도, 면접 매너 등을 교육한다.
아울러 탈락한 지원자들에게 결과 통지와 함께 불합격 사유를 제공해 개인 발전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5. '갑질 고객' 응대 매뉴얼 배치
지난 8월 롯데백화점은 매장 직원들을 위한 고객 응대 매뉴얼 '존중받을 용기'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감정노동자 보호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더 높아지는 사회적 요구에 맞춘 조치다.
'존중받을 용기'는 우선 '악성 컴플레인 제기 고객'을 정의하는 판단 기준과 그 유형에 대해 작성돼 선입견을 배제한 고객 판단 기준을 확립했다. 그리고 이러한 고객들에 대한 '응대 방법', '응대 테크닉', '상황별 참고 법령'으로 구성됐다.
예를 들어 폭언, 기물 파손 등 '갑질'을 하는 고객을 대응할 때 1) 고객 진정 2) 중지 요청 3) 경고 4) 응대 종료 및 경찰 신고 등과 같은 응대 테크닉을 가이드라인으로 일러주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지점별 고객 상담실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뉴얼 숙지 과정을 도왔으며, 이를 통해 감정노동자들을 더욱 든든하게 보호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