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현지사 화재 당시 '거짓말' 한 오성목 KT 사장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많이 접목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감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KT 아현지사 화재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오성목 KT 사장이 한 말이다. 오 사장은 지하통신구 등을 총괄하는 KT 네트워크 부문의 수장이다.
그런데 '사물인터넷 기술 덕에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오 사장의 이 말이 사실은 '거짓'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 KBS '뉴스 9'는 화재가 발생했던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화재 감지기 정도만 있었을 뿐, 사물인터넷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애초에 접목 안 돼
보도에 따르면 당시 KT 화재 원인을 조사했던 소방당국에 확인해본 결과, 지하통신구에 있던 센서는 일반 화재 감지 시스템이었다.
조사 담당자는 사물인터넷 접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광화문 KT 본사 역시 "지하 통신구에 사물인터넷이 없었다"고 뒤늦게 시인했다.
화재로 인해 북아현동, 냉천동, 영천동, 창천동, 중림동 일대 통신망이 두절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와중에 KT의 사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대목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오 사장은 왜 이 같은 거짓말을 했을까.
KT, "의도적으로 사물인터넷을 강조하려고 한 건 아냐"
KT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오 사장은) 통신구의 화재 감지 센서가 인터넷을 통해서 과천 네트워크 관제 시스템에 연결돼 있다는 부분을 말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어설픈 해명을 내놨다.
일반 센서가 '인터넷'을 통해 과천의 관제 시스템에 연결된 것을 설명하면서 '사물인터넷'을 언급했다는 황당한 설명이다.
국내 대형 통신사 KT의 네트워크 부문을 이끄는 수장이 이러한 내용을 '착각'했다는 점은 다소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관계자는 또 "잘못된 발언인 걸 당시 KT 측도 인지하고 있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 부분과 관련해 드릴 말씀은 없다"며 "다만 의도적으로 사물인터넷 센서를 강조하려고 한 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