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우 사장이 이끄는 삼성중공업의 2018 사건 연말 결산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2018년은 삼성중공업에게 무척이나 힘들면서도 희망의 볕이 보이는 한 해였다.
전반적으로 부진한 조선업계의 상황으로 인해, 120억 달러(한화 약 13조 5,564억원)를 웃도는 목표를 달성했던 호황기(2013년)에 비해 2018년의 현실은 냉혹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일감이 없어' 난감했던 삼성중공업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인물은 바로 지난 2017년 12월 취임한 남준우 사장이다.
남준우 사장의 취임 이후 삼성중공업은 누구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겪었다.
환경규제와 맞물려 친환경 LNG선박 수주 호조의 희망을 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극복하지 못한 조선업계 '수주절벽'으로 인해 대규모 희망퇴직 절차를 밟기도 했다.
2018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남준우 사장이 이끄는 삼성중공업에서 벌어진 일을 모았다.
1. '스테나'와의 마찰로 인도 거부된 5억 달러 시추설비 매각
지난 1월 삼성중공업은 인도 거부로 '골칫덩이'가 됐던 반잠수식 시추선 1척을 유럽의 한 선사에 약 5억 달러(한화 약 5,809억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이 설비는 지난 2013년 6월 스웨덴 '스테나'로부터 7억 2천만달러에 수주해 먼저 30%(2억 1,500만달러)를 받고 건조에 착수한 바 있으나 선사의 잦은 설계변경과 요구로 일정이 지연됐다.
이후 지난 2017년 6월 삼성중공업이 스테나에 공정 지연에 따른 공사 기간 연장 요구 및 관련 비용을 청구했으나, 스테나는 납기 불이행을 이유로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선수금(30%)에 대한 중재 절차가 진행된 것.
삼성중공업은 중재와 별개로 남은 잔금 70%를 회수하고자 노력해왔고, 이번에 매각에 성공하면서 건조대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었다.
2. 스마트십 사이버 보안 기술 개발
지난 3월 26일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미국 선급협회인 ABS로부터 스마트십 솔루션에 대한 사이버 보안 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이 보안 기술은 스마트 선박에 대한 정보보호는 물론, 물리적 보안, 운영 보안, 접근통제, 보안 관제 모의 해킹 등 ABS에서 권고한 16개 항목의 심사 기준을 모두 통과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인증으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십의 핵심 성능을 확보해 보다 안전하고 지능적인 선박 기술에 대한 표준을 선도하기 위해 한 발짝 더 나서게 됐다.
이어 향후 인도 예정 선박에도 스마트십 솔루션을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3. 3년 만에 신입사원 채용 재개한 삼성중공업
업황 부진에도 불구,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7일 신입 채용을 결정했다.
이는 신입 채용을 중단한 지난 2015년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신규 채용 절차로, 삼성중공업은 인재 영입을 위한 회사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 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이 이런 결정을 내린 데에는 삼성그룹이 내놓은 '대규모 채용 계획'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삼성그룹은 지난 8월 8일 "앞으로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해 4만명을 채용하겠다"며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지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4. 삼성중공업 협력사 직원 사망 사건
지난 10월 삼성중공업에서는 협력업체 직원이 삼성중공업 내 도로에서 자전거를 몰다 25톤 덤프트럭과 부딪쳐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고용 노동부는 경찰에 의견에 따라 이를 교통사고로 처리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처리는 삼성중공업에 대한 중대 재해조사와 특별안전감독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어 지난 11월 13일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내 건조 중인 선체에서 삼성중공업의 협력업체 직원이 쓰러진 채 발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해당 직원의 사인은 드러나지 않았으나 경찰은 외상이 없는 점 등을 미루어 추락사는 아닌 것으로 보고 조사에 나섰다.
5. 하도급 '갑질' 의혹으로 공정위 직권조사
지난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 업체에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부당한 하도급 거래를 한 혐의로 삼성중공업에 대한 직권조사에 나섰다.
이는 7월 대기업 조선 3사 하도급 갑질 피해 하청업체 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조선업체들의 '허위도급 계약서'를 폭로한 것부터 시작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거래구조 전반을 파헤쳐 고질적인 조선사의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10월 현대중공업 직권조사에 이어 11월에는 거제도에 위치한 삼성중공업에 기업거래정책국 직원 10여명을 파견,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6. LNG 선박 수주로 실적 반등 예상
국제해사기구(IMO)가 오는 2020년 선박 연료에 대한 환경규제를 예고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선박인 LNG선 발주량이 급증하면서, 삼성중공업에도 수주 실적 개선의 볕이 들었다.
삼성중공업은 LNG선에 대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LNG운반선 14척을 수주했다.
특히, 지난 7일에는 아시아지역 선사로부터 4,004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2척을 수주, 이어 13일에는 오세아니아지역 선사로부터 2,112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2주 간 연달아 수주에 성공하면서 삼성중공업은 올해 LNG운반선 14척, 컨테이너선 13척, 유조선 및 셔틀탱커 15척, 특수선 3척 등 총 45척, 55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7. 소외된 이웃 돕는 김장김치 나눔 활동과 1억 6,900만원 기부
삼성중공업은 지난 1995년 사회봉사단 발족 이후 나눔과 상생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사회 봉사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지난 8일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 문화관 실내체육관에서 임직원, 삼성중공업의 참사랑봉사단 등 500여명이 참여해 김장김치 5천포기를 담가 지역 복지시설과 결연가정 등 45곳에 전달했다.
또한, 지난 11월 19일에는 거제시청에서 거제지역 저소득층 가정, 자녀를 돕기 위해 희망복지재단과 거제교육지원청에 총 1억 6,900만원을 기부했다.
이는 임직원들이 매달 일정액을 적립한 금액으로, 삼성중공업은 이번에 전달한 금액을 포함해 2007년부터 32억원의 임직원 모금액을 희망복지재단과 교육지원청에 기부했다.
8. 희망퇴직 신청 접수받는 남준우 사장의 한계
삼성중공업은 지난 11월 19일부터 12월 7일까지 근속 7년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희망퇴직 신청은 숙련공을 중심으로 240여명이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특별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1959~1960년생은 1,000만원, 1961~1963년생 2,000만원, 1964~1978년생은 4,000만원 등이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희망퇴직 신청자의 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원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기간을 늘렸다.
9. 장애인 고용 추진에 나선 삼성중공업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5년 '1사 1 장애인 착한 고용'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장애인 고용 약속을 지켜왔다.
올해에는 지난 11월 23일 공단 대구직업능력개발원과 부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삼성중공업 협력사 특별채용 장애인 훈련생 면접'을 실시해 16개 사업체에서 38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장애인 훈련생 38명은 삼성중공업 협력사에 특별 채용돼 공단 대구직업능력개발원과 부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5주간의 훈련을 거쳐 내년 1월 초 정식 입사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7년까지 8차례에 걸쳐 총 280여명의 장애인 훈련생을 최종 합격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