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우)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 / 뉴스1, LG그룹

구광모 친아버지 구본능 회장, '150억대 탈세' 혐의정식 재판에 회부…'착한기업' LG그룹 얼굴에 '먹칠'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구광모 회장의 친아버지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LG그룹 총수 일가 14명이 150억원대 탈세 혐의로 정식재판에 넘겨졌다.

'착한기업' 대명사였던 LG그룹 총수 일가가 무더기로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도 모자라 정식 재판에 회부되면서 구광모 체제가 시작부터 흔들리게 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7일 구본능 회장 등 LG그룹 총수 일가 14명의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 사건을 형사23단독 공성봉 판사에게 회부했다.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조세범처벌법 위한 혐의로 정식재판을 받게 된 구본능 회장은 지난 5월 타계한 고(故) 구본무 회장의 동생이자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의 친아버지다.

'착한기업' 대명사 LG그룹 총수 일가가 150억원대 탈세 혐의로 정식재판을 받게 됐다.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장남 승계 원칙'에 따라 故 구본무 회장 양자 입적한 구광모구본능 회장, '보이지 않는 영향력'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

구본능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회장은 '장남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범LG가(家)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지난 2004년 슬하에 아들이 없는 큰아버지 故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했다.

故 구본무 회장이 지난 5월 타계함에 따라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해 현재 LG그룹을 이끌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구광모 회장의 친아버지인 구본능 회장과 희성그룹이 LG그룹 내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구본능 회장이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정식 재판을 받게된 상황에서 아들인 구광모 회장이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의 친아버지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 뉴스1

아들 구광모 회장 '발목' 잡는 아버지로 전락한 구본능 회장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지난 8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

그렇다면 구본능 회장은 어쩌다가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아들 구광모 회장의 발목을 잡는 비정한 아버지로 전락한 것일까.

국세청은 앞서 지난 4월 구본능 회장 등을 지난해 총수 일가가 보유한 LG상사 지분을 지주사인 ㈜LG에 매각하면서 특수관계인 간 주식거래가 아닌 것처럼 꾸며 양도세를 제대로 내지 않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구본능 회장은 직접 범행 당사자는 아니지만 관리 책임에 대해 처벌이 가능하도록 한 양벌규정에 따라 고발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검찰은 지난 5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트윈타워 등 LG그룹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해 관련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으며 8월에는 구본능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 / (좌) 사진제공 = LG그룹, (우)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상속세 성실하게 내겠다고 밝힌 친아들 구광모 회장과 대조LG그룹 "공식 입장 없다"…구광모 회장 대응 리더십 시험대

검찰은 LG그룹 총수 일가가 조세 포탈한 액수만 총 15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구본능 회장을 포함한 LG그룹 총수 일가 14명을 약식기소했다. 

또한 전·현직 재무팀장 2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한 상태다.

LG그룹 경영철학인 '정도경영'을 앞세워 수천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성실하게 완납하겠다고 밝힌 구광모 회장의 약속과 대조를 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그룹 총수 일가가 무더기로 정식 재판에 회부된 것과 관련 LG그룹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그룹 차원에서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아버지 구본능 회장이 조세포탈범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돼 '착한기업' 이미지에 먹칠한 상황을 구광모 회장이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