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신약 개발은 뒷전?"...가정간편식 시장에 뛰어든 광동제약에 코웃음 친 식품업계

인사이트(좌) 광동약선이 출시한 '가정간편식', (우) 광동제약 최성원 부회장 / 사진 제공 = 광동제약


광동제약, 식음료 이어 가정간편식 시장에 도전장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본업인 '신약 개발'은 뒷전으로 미루고 음료수 사업도 모자라 이제는 가정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국내 제약사가 있다.


바로 '비타500', '옥수수 수염차'로 유명한 광동제약이 그 주인공이다.


13일 제약 및 식품 업계 등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 12일 가정간편식(HMR) 브랜드인 광동약선을 선보였다.


광동약선이 선보인 제품은 '돼지감자 우린 짜글이', '연잎우린 약콩 들깨탕', '헛개황태 해장국', '쌍화 갈비탕', '옥수수수염 우린 우렁 된장찌개' 등 총 5종이다.


인사이트KD몰 화면 캡쳐 


4조 규모 간편식 시장에 뛰어든 광동제약 


인스턴트식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약재를 넣은 보양식 제품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광동약선의 제품 제조는 모두 동원F&B, 농심, 한국야쿠르트 등 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한 식품업체와 협업을 거친 성보와 젠푸드에서 맡을 예정이다.


가정간편식 시장에 경험이 처음인 만큼 우수한 생산 능력을 갖춘 업체와 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안심하고 즐기는 자연재료 본연의 가치', '국물이 다른 맛의 가치'를 내세우며 약 4조 규모의 간편식 시장에 과감히 뛰어든 광동제약.


인사이트광동제약 최성원 부회장 / 사진 제공 = 광동제약


광동제약 HMR 시장 진출에 코웃음 치는 식품 대기업들


이미 가정간편식에 강자로 떠오른 CJ제일제당 등 식품업체들은 본업보다 식음료 유통사업에 주력하는 광동제약 최성원 부회장의 모습에 코웃음 친다는 후문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996년 처음으로 즉석밥인 '햇반'을 선보였다. 


식품 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CJ제일제당이 내놓은 '햇반'은 파격적이었지만 결국에는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를 키운 주인공이기도 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 1997년 40억원에 그쳤던 햇반의 매출은 지난해 3,000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햇반'이 대박 난 후 식품 대기업들도 뒤따라 간편밥 시장에 진출했다. 오뚜기는 '맛있는 오뚜기밥'을, 농심은 '햅쌀밥'을 뒤따라 출시했다.


인사이트CJ제일제당의 가정간편식 / 사진 제공 = CJ제일제당 


HMR 시장서 선점 중인 CJ제일제당·오뚜기·동원F&B·신세계푸드 


또 최근에는 CJ그룹이 한식 세계화 연구소인 'CJ블러섬 파크'를 설립, 고메 메뉴 출시 등 간편식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등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올해 4조원을 넘어서고 오는 2021년까지 7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가정간편식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업체들은 대부분 대기업이다. CJ제일제당, 오뚜기, 동원F&B, 신세계푸드, 아워홈 등 오랜 세월 국민의 식탁을 책임졌던 식품 대기업들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식품 업계 관계자들은 가정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광동제약의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솔직히 '미지수'라고 입을 모은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제약업계 "수익성 악화한 '광동제약'의 HMR 시장 진출은 자충수"


제약 업계에서도 광동제약의 파격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약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 2015년 509억원, 2016년 444억원, 2017년 3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년 이익은 줄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가 침몰하면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셈이다.


수익성 악화된 회사를 사업 확장, 그것도 제약사의 본업인 신약 개발이 아닌 처음 해보는 '음식 사업'을 통해 극복하려는 광동제약 최성원 부회장의 모습에 그의 경영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냐며 호되게 질책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악화된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최성원 부회장이 계속해서 식음료 사업에 '외도'를 할지 아니면 본업인 신약 개발에도 눈길을 돌릴지 업계의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