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말 글로벌 TV시장 점유율 '세계 1위'LG전자, 삼성 TV에 밀려 2위…'가전명가' 타이틀 무색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LG전자가 생활가전 부문에서 삼성전자를 월등히 앞서고 있는 가운데 정작 글로벌 TV시장 점유율에서는 삼성전자 TV에 한참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에 이어 글로벌 TV시장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에게 밀리면서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의 고심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1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글로벌 TV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28.4%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점유율보다 2.6%포인트 오른 수치다.
LG전자는 15.4%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13%포인트로 좁히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3위와 4위는 일본 소니(9.5%)와 중국 TCL(6.7%)가 뒤를 이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시장 점유율을 놓고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의 글로벌 TV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2.4%포인트 오른 28.9%를 차지했다.
반면 LG전자의 3분기 누적 시장 점유율은 16.8%로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보다 2배 가까이 뒤처진다. '가전 명가(名家)'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질 정도다.
삼성전자는 특히 2500달러(한화 약 282만원) 이상 초고가 TV시장에서 3분기 점유율은 48.2%를 기록했으며, 75인치 이상 초대형 TV시장에서는 절반이 넘는 54.1%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글로벌 TV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시장 점유율 격차는 왜 이렇게 큰 것일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글로벌 TV시장 '접근 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다.
'QLED 8K TV' 프리미엄에 모든 역량 쏟아붓는 삼성전자8K TV 출시 여부 저울질하는 LG전자…주도권 뺏길 위기
현재 삼성전자는 8K 해상도의 초고화질 '퀀텀닷디스플레이(QLED) TV'를 앞세워 일치감치 글로벌 프리미엄 TV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TV 판매량 중 프리미엄이 10~15% 정도 차지하고 있으며 'QLED 8K TV' 판매량의 80% 이상이 75형 이상 초대형에 집중돼 있다.
삼성전자는 8K가 향후 글로벌 프리미엄 TV시장을 이끌어 갈 트렌드로 보고 주도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미온적인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에서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공개했지만 제품 출시 여부는 현재까지 저울질만 하고 있다.
8K는 4K UHD보다도 4배나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 기술이다. 문제는 방송과 영화 등 콘텐츠 시장에서 8K 제작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해 LG전자는 '8K OLED TV' 출시를 미루고 있다.
글로벌 프리미엄 TV시장 선점을 위해 '8K QLED TV'를 앞세워 적극 공세를 펼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8K OLED TV' 출시 일정을 저울질하고 있는 동안 삼성전자가 'QLED 8K TV'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어 초대형 8K TV시장 주도권을 삼성전자에게 내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8K TV시장 주도권마저 삼성전자에게 내어줄 경우 LG전자 TV사업이 자칫 잘못했다가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처럼 '바닥'을 찍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까지 흘러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 TV에 밀려 '아픈 손가락' 전략한 LG전자 TV사업권봉석 사장 MC사업본부장 겸임…구광모 회장 리더십 의문
앞서 구광모 회장은 권봉석 사장이 'OLED TV' 성공 체험과 1등 DNA를 MC사업본부에 이식해 LG 스마트폰 부활을 이끌어줄 것으로 판단, MC사업본부장을 권봉석 사장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OLED TV'가 글로벌 TV시장에서 삼성전자 'QLED TV'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권봉석 사장의 MC사업본부장 겸직이 과연 적절했는지 구광모 회장의 결단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LG그룹 내부에서도 구광모 신임 회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런 가운데 적자에 허덕이는 LG 스마트폰을 살릴 '구원투수'로 권봉석 HE사업본부장을 내정한 구광모 회장의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TV에 밀린 것도 모자라 구광모 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한 LG전자 TV사업이 과연 부진을 딛고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