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사업 강화'에 사활 걸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정한 분야는 바로 온라인 사업이다.
대형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몰보다는 온라인 몰을 선호하는 고객이 점차 늘어감에 따라 신세계도 온라인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정 부회장은 현재 백화점과 마트로 나뉘어 있는 온라인 사업을 내년 3월경 합병하고 새로운 법인 '쓱닷컴(가칭)'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10월에는 글로벌 투자회사와 사모펀드 운용사로부터 온라인 신설 법인을 위한 1조원의 투자 유치를 확정하기도 했다.
신세계는 쓱닷컴의 물류 및 배송 인프라와 상품 경쟁력, IT기술 향상에 1조 7천억을 투자할 방침이다.
정 부회장의 선택받은 최우정 신세계 온라인 신설법인 신임대표
정 부회장이 2023년까지 쓱닷컴을 매출 10조원 규모의 회사로 키운다는 목표를 공고히 한 상황.
그런 만큼 이번 신세계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온라인 신설 법인의 '첫 수장'이 누가 될지가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정 부회장의 최종 선택을 받은 이는 바로 최우정 현 신세계 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이다.
그룹 내 이커머스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이제 신세계 온라인 사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짐을 짊어졌다.
'이커머스 전문가'로 정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 받아온 최 신임대표
최 신임대표는 2003년부터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사, 뉴커머스 부문장을 지내고 2006년 디앤샵 대표를 거쳤다.
디앤샵이 GS그룹에 인수되면서 자리를 떠났다가 실적이 나빠지자 다시 '구원 투수'로 복귀해 대표를 맡았을 정도로 이커머스 사업에서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신세계에는 2010년부터 합류해 현재의 쓱닷컴 활성화는 물론, 이마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등 굵직한 사안들을 책임지고 이끌어왔다.
특히 신세계의 '쓱(SSG) 캠페인'이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최 신임대표는 정 부회장의 '예쁨'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최 신임대표의 전문성을 눈여겨 본 정 부회장은 지난해 50대 초반인 그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데 이어, 올해는 아예 온라인 법인 수장으로 앉히기로 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온라인 사업 부문의 경쟁
이러한 정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에 최 신임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온라인 사업 부문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벌 격인 롯데그룹은 지난 5월 롯데 온라인몰을 통합하고 5년간 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지난달에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를 합병해 그룹 내 이커머스 사업 본부에 최적화된 '3조원' 규모의 통합 물류회사를 출범한다고 알렸다.
이커머스 리딩 기업으로 꼽히는 쿠팡 역시 지난달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 2,6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인프라 강화에 나섰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신세계가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와 영리한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최 신임대표는 우선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확대와 배송 효율성 개선에 주력하고 상품 경쟁력 확보에도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1조원의 투자 유치를 확정지으면서 정 부회장은 "지금까지 신세계그룹의 성장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담당해왔다면 앞으로의 성장은 온라인 통합 법인이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룹의 핵심 역량을 모두 집중해 온라인사업을 백화점과 이마트를 능가하는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공표했다.
최 신임대표가 제대로 능력을 발휘해 이러한 정 부회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그의 행보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