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게임계 어벤져스"…유저들이 '신'으로 추앙하는 자수성가형 게임사 창업주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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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모바일 속 '네버랜드(Neverland)' 제작군단


[인사이트] 서희수 기자 = 대한민국 게임 역사를 새로 쓴 게임을 개발해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신'으로 불리는 '게임계 어벤져스' 창업주들이 있다.


이제는 화려한 조명을 받는 '어벤져스'이지만 이들이 걸어온 길은 '비포장 도로'나 다름 없었다.


이들은 사업 실패, 자본 부족, 서비스 무산 등 산전수전을 겪으며 지금의 회사를 키워냈다.


그래서 현재 이들은 달콤한 열매를 맺고, 또 먹고 있는 게 아닐까.


자수성가한 국내 게임사 창업주 5명을 모아봤다.


1.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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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대표는 국내 게임업계 1위 '바람의 나라'를 만든 넥슨 창업주이자 현재는 넥슨 지주회사 NXC의 수장이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 동문이자 현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와 넥슨을 설립했다. 


넥슨은 사실 게임 개발을 위해 탄생하진 않았다. 인터넷 솔루션 개발사로 시작한 넥슨은 전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인 '바람의 나라'를 개발하며 기네스북에 기록됐다.


이 밖에도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등 '겜알못'도 알만한 게임계의 스테디셀러를 줄줄이 남기며 지난해 넷마블과 '(매출액)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게임'에만 몰두한 다른 게임사 수장들과는 달리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다. 


초기 네이버에 투자해 큰 돈을 버는가 하면 2017년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코빗'을 사들인데 이어 지난달 유럽의 가상화폐거래소 '비트스탬프'도 인수했다. 별도로 블록체인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지난 5월 소비자들을 기만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호로부터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위반행위 처분을 받아 9억 3,500만원의 과징금 등을 부과받기도 했다.


또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받아 기소되고, 지금까지 '메이플스토리' 아이템 강화 건으로 게임 유저들과 끊임없는 갈등을 발생시키고 있는 '트러블 메이커'이기도 하다.


2. 넷마블 방준혁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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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의장은 어려운 집안형편 때문에 초등학생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든 유년기를 보냈다.


고학력 위주의 게임 업계에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30대 초반 창업에 뛰어든 방 의장은 2000년 자본금 1억원으로 넷마블을 설립했다. 창업 당시 직원 8명 뿐이었던 작은 회사는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0억원대 회사로 발전했다.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넷마블을 떠났지만 '부진의 늪'에 빠진 아들같은 넷마블을 위해 2011년 복귀했다.


넷마블을 CJ에 매각하며 받은 800억원의 약 40%를 재투자하며 '모두의 마블'과 '세븐나이츠'로 회사를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복귀와 함께 목표로 내건 '5년 내 매출 1조원'을 실현한 셈.


게임 업계가 온라인 게임에 집중할 때 방 의장은 모바일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엔씨소프트와 협력해 '리니지2'를 모바일화 하면서 매출 2조 4,248억원을 기록, 넥슨을 제치고 국내 1위 게임 업계 정상 자리를 꿰찼다.


방 의장은 지난 8월 국내 상장 주식 부자 상위 100명 중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에 이어 자수성가형 자산가 2위(2조 4,150억원)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는 739명에 달하는 준대기업으로 발전한 넷마블은 오는 12월 6일 야심작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출시한다.


3. 펄어비스 김대일 이사회 의장


인사이트사진 제공 = 펄어비스


1조 2,12억원의 주식을 보유하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보다 한 단계 높은 순위를 기록한 김대일 의장은 '검은사막'으로 게임 업계와 유저들을 흔들어놨다.


김 의장의 관심사는 오직 '게임'이다. 중학생 시절부터 게임과 컴퓨터에 '푹' 빠진 김 의장은 공대 진학 중 입사한 가마소프트에서 몇 개월 만에 팀장으로 승진한 만큼 뛰어난 업무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3년 뒤에는 MMORPG '릴 온라인'을, 이후 NHN에서 'R2', 'C9' 등을 통해 개발자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그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사표를 제출하고 2010년 8월 펄어비스를 설립해 4년 간 개발에 몰두했다. 그동안의 경험과 역량을 결집시킨 김 의장의 '검은사막'은 미주·유럽·동남아 등에서 200억대 매출을 올리며 국내외 시장에서 값진 성적을 받고 있다.


2016년 6월, 김 의장은 469명의 직원이 있는 중견 게임사가 된 펄어비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게임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와 유저들은 그가 또 어떤 '띵겜'과 등장할지 기대중이다.


4.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2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국민 MMORPG '리니지'의 창조주.


바로 엔씨소프트를 창립한 김택진 대표다. 중학교 시절 우연히 애플의 컴퓨터를 접한 김 대표는 그 길로 '공돌이'가 됐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석사, 컴퓨터공학 박사 과정까지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은 셈.


그 과정 속에서 한글 워드프로세서 개발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어 '아래아한글'을 공동 개발했고, 같은 해 한메소프트를 창립하기에 이르렀다.


31세에 동료 16명과 세운 엔씨소프트는 초기에 PC, 통신, 소프트웨어 회사였다. 이후 그는 현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를 만나서야 게임 사업을 시작했고, '리니지 프로젝트'를 인수했지만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하마터면 '리니지'는 태어나지 못할 뻔 했다.


'리니지'는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최대 동시 접속자 10만명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모바일 버전 '리니지M'도 올해 상반기 9,119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2분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 성장하는 등 승승장구 중이다.


김 대표는 또 최근 열린 '리니지 20주년 기념 행사'를 통해 기존 핵심 콘텐츠를 강화하고 신규 클래스를 추가한 '리니지 리마스터'를 발표하기도 했다.


5. 스마일게이트그룹 권혁빈 이사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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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빈 의장에게는 '게임 업계의 숨은 대부호'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위에서 언급한 게임 개발사들과 비교해 게임 유저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스마일게이트의 지주사 스마일게이트 홀딩스는 비상장사임에도 7조원의 자산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세계 1위 온라인 FPS(1인청 슈팅 게임) 게임 '크로스파이어'와 인기 아이돌그룹 '워너원'이 모델로 활동한 '더뮤지션'을 탄생시킨 글로벌 게임 회사다. 7년간 1천억 들여 개발한 '로스트아크'도 이번달 출시했다.


"'로스트아크'가 '게이머들의 첫사랑'이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권 의장이 지금 처럼 탄탄대로의 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그는 삼성전자 입사를 뿌리치고 자본금 5천만원으로 시작 사업을 실패했다. 스마일게이트 창업 후에도 FPS 게임인 '헤드샷 온라인'은 당시 공급사였던 야후 코리아의 경영 악화로 시작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권 의장은 좌절하지 않았다. 꾸준히 게임 개발에 매진한 결과 오늘의 '크로스파이어'가 탄생했다.


권 의장은 무분별한 유료 결제로 '템빨 플레이'를 유도하는 게임을 겨냥해 "게임할 때 박탈감이나 어려움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며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즐기는데 문제가 없고 최고급 장비는 노력해야 얻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소신을 보여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