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마지막 조선 ‘궁중벽화’ 실물 최초 공개

<문화재청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대한제국이 망했지만 조선 왕조는 '이왕가'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존재했다. 

 

이 무렵인 1920년 왕비의 생활공간인 창덕궁 대조전에는 봉황도(鳳凰圖)와 백학도(白鶴圖) 두 그림이 그려졌다.

 

대조전은 그전에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917년 재건하니, 이에 즈음해 이왕가는 내부를 장식하고자 이들 그림을 당대 촉망받는 젊은 화가들에게 그리게 하고는 벽에 붙인 것이다.

 

조선왕조 마지막 궁궐 벽화라고 할 만한 이들 그림 실물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대조전 벽화 2점을 제1회 궁중문화축전을 맞아 오는 28일부터 5월31일까지 박물관에서 공개한다.

 

문화재청은 대조전 벽화가 훼손됨에 따라 보존관리 차원에서 2013년 이후 벽화를 떼어내 보존처리를 하고는 원래 이들 벽화가 있던 대조전 벽에는 모사본을 제작해 부착하는 사업을 2년에 걸쳐 진행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벽화는 보존처리를 완료한 다음 지난해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관됐다.

 

이에 이번 특별전에서는 실물 외에도 벽화 보존처리와 모사본 제작 모습을 영상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보여준다.

 

이들 두 벽화는 대조전 내부 동쪽 벽과 서쪽 벽면 상단을 장식했으며, 크기는 같아 폭 214㎝에 길이는 578㎝에 달한다. 비단에 그려 벽에다 붙인 이른바 부벽화(付壁畵) 형식이다.

 


 

(위) 봉황도, (아래) 백학도 via 문화재청

 

동쪽 벽을 장식한 봉황도는 오일영(吳一英)과 이용우(李用雨)가 그렸다. 

 

등록문화재 제242호인 이 그림은 봉황을 주제로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과 나리꽃, 청록화풍으로 표현한 바위 등을 극채색(極彩色)으로 함께 표현했다.  

 

봉황은 태양을 마주하는 골짜기에서 태어나 오동나무가 아니면 내려앉지 않고 대나무 열매를 먹고 산다는 산해경(山海經)의 관련 내용을 소재로 삼아 그렸다.

 

그 맞은편 백학도는 김은호(金殷鎬) 작품이다. 등록문화재 제243호인 이 벽화는 16마리 백학이 달을 배경으로 소나무를 향해 날아와 앉는 모습을 표현했다.

 

관련 기록을 보면 대조전에는 애초 봉황도와 함께 천보구여도(天保九如圖)라는 그림을 장식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백학 그림으로 대칭을 이루게 됐다.

 

백확도에 등장하는 학, 사슴, 소나무, 영지, 바위, 물, 해, 달, 산, 거북은 십장생(十長生)에 속해 장수와 평안을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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