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최순실 국정농단' 선고 앞두고 삼성전자 사장단 유임하는 이재용의 '속마음'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좌)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우) 뉴스1


지난 2월 출소 후 처음 사장단 인사 단행하는 이재용 부회장이번주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정기 임원인사 줄줄이 단행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내년 초 뇌물공여 등 혐의로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번주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수감됐다가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출소한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복귀 후 처음 단행하는 사장단 인사만큼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전자 계열사들에 대한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이번주 차례로 단행한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를 통해 DS부문장과 CE부문장, IM부문장을 각각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방 사장 체제로 개편한 삼성전자는 경영진 대부분 교체없이 유임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김기남 DS부문장과 김현석 CE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 / 사진제공 = 삼성전자


'갤럭시' 판매 부진…'교체설' 나돌았던 고동진 사장 유임↑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올림픽 공식 후원 계약식에 참석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지난달 30일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교체 등에 대한 논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통상 각 부문별 CEO에 대해 3~4년 임기를 보장해줬었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9' 시리즈와 '갤럭시노트9' 판매 부진으로 한때 '교체설'이 제기됐던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도 유임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상황이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고동진 사장은 지난 4일 서울 호텔신라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올림픽 공식 후원 기간 연장 계약식에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참석해 계약서에 서명했다.


고동진 사장과 다케다 쓰네카즈 IOC 마케팅위원회 위원장은 계약식이 끝난 뒤 이재용 부회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인사이트고동진 IM부문장 사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모습 / 사진제공 = 삼성전자


'60세 퇴진롤' 적용 대상 김기남 DS부문장 사장 유임 확실DS부문 사상 최대 실적·반도체 백혈병 사태 수습 공로 인정


특히 이재용 부회장 옆에 껌딱지처럼 달라붙은 고동진 사장은 함박미소를 지어보여 일각에서 제기돼 왔던 '교체설'을 말끔히 해소시켰다.


또 지난해 삼성전자 정기 임원인사에 적용된 '60세 퇴진롤' 대상인 김기남 DS부문장 사장 경우도 유임이 확실해 보인다.


올해 3분기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DS부문 사상 최대 실적을 세웠고 11년간 끌어왔던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사태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내부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TV와 냉장고, 노트북 등 필수 생활가전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석 CE부문장 사장 역시 유임이 유력하다.


인사이트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 출시 당시 제품 설명하는 김현석 CE부문장 / 사진제공 = 삼성전자


김현석 사장, 삼성 TV 시장 점유율 28.4% 끌어올린 일등 공신LG전자 제품 베끼기 논란…'가전 2등' 꼬리표는 한계로 지적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28.4%로 나타났다.


지난해 OLED와 저가형 LCD 공세에 밀려 한때 20% 중반까지 떨어졌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이 김현석 사장 취임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게 재계 시각이다.


다만 지난 8월 출시한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 경우 LG전자 'LG 스타일러'를 대놓고 베꼈다는 논란이 제기되는 등 가전제품 혁신에서 LG전자에 많이 뒤처진다는 지적이 김현석 사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렇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진 교체없이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방 사장 체제를 유임한 '속마음'은 과연 무엇일까.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내년 초 대법원 선고와 불확실한 세계 경제 위기 직면조직 변화 대신 '조직 안정' 택한 이재용 부회장의 속마음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내년 초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는데다가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 실적이 부진하고 대내외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 경쟁 속에서 무리하게 조직을 변화하기 보다는 현행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 내년을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또 이제 갓 임기 1년을 넘긴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에게 흔들림 없이 위기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자신의 경영 체제를 더욱 굳건히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재계는 분석했다.


사장단 인사는 교체없이 유임되는 반면 부사장급 이하에서는 반도체 불황과 스마트폰 판매 부진 등 위기의식을 불어넣기 위한 일환으로 긴축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삼성전자 정기 임원인사, 빠르면 5일에서 늦으면 6일 발표임원 전체수 줄일 가능성 높은 상황…IM부문 임원들 '비상'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방 사장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삼성전자 임원 전체수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IM사업부문의 경우 임원을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0%까지 감축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IM사업부문 경우 3분기 영업이익 2조 2,2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5% 급감하는 등 조직 슬림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사장단 인사 단행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위기에 처한 삼성전자를 살려줄 구원방안으로 어떤 선택을 내릴까.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담긴 인사는 빠르면 5일 늦으면 6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