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몸에 바르기만 해도 피임이 되는 간편한 남성용 피임 젤이 임상실험에 들어갔다.
지난 30일 NBC 뉴스 인터넷판은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아동보건 인간발달연구소가 약 400여 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피임 젤'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두번째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피임 젤은 '세게스테론 아세테이트'라는 프로제스틴 성분이 함유된 네스토론에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섞은 것으로 어깨와 등에 바르면 피부를 통해 체내에 흡수된다.
이 젤에 함유된 프로제스틴은 체내에 흡수되면 고환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생산을 차단, 정자의 수를 상당히 떨어뜨린다.
네스토론은 경구 투여로는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테스토스테론은 알약으로 투여할 경우 체내에 하루밖에 머물지 못한다.
하지만 젤 형태로 피부를 통해 흡수시키면 이 두 호르몬 모두 오래가고 효과도 높아진다는 것이 국립보건원 측의 설명.
이는 호르몬 제어를 통해 고환에 지금은 정자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신호를 보내게 되는 방식이다.
피임 젤에 굳이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추가한 이유는 피임 젤의 부작용으로 나타날지 모르는 성욕 감퇴와 근육 손실을 막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보건원에서 피임 관련 연구를 담당하는 다이애나 블라이스는 "남성용 피임 젤의 경우 이론상으로는 하루 정도 바르지 않아도 별문제는 없지만 3~5일 사용을 중지하면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상시험은 먼저 남성 파트너가 이 피임 젤을 꾸준히 발라 정자 수가 임신이 불가능할 수준까지 떨어지면 그다음 여성 파트너가 경구 피임약 투여를 중단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한편 여성용 경구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피임 실패율은 7%, 콘돔의 경우는 피임 실패율이 12%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