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43년 전 오늘은 지금의 현대차를 있게 한 귀요미 '포니'가 첫 생산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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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43년 전인 오늘(1975년 12월, 1일), 한국 자동차의 역사는 새로 쓰였다.


현대자동차 최초의 독자 생산 모델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 생산 모델인 '포니(Pony)'가 첫 생산에 들어간 것.


포니는 자동차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국으로 만든 밑거름이 됐고, 또 현대차는 포니 생산을 통해 한국 자동차 산업의 '큰형님'에 등극했다.


그런데 사실 포니는 현대차의 '첫 번째 자동차'가 아니다.


포니가 세상에 나오기 전만 해도 현대차는 미국 포드로부터 기술·부품을 수입해 조립·생산하는 '자동차 조립 회사'에 불과했다.


인사이트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 사진 제공 = 현대산업개발


대표적인 모델이 현대차 창립(1967년) 이듬해인 1968년 출시된 '코티나'로, 이 차는 현대차를 대한민국 최초의 완성차 기업으로 만들어줬지만 분명 '한계'가 있는 모델이었다.


실제 현대차의 초대 사장인 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도 여기에 대해 한계를 느끼고 '우리 차' 만들기에 나섰다.


그는 먼저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쥬지아로에게 디자인을 의뢰했고, 당시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던 영국 BLMC(British Layland Motors Corporation)의 부사장을 지낸 조지 턴불을 영입해 개발을 맡겼다. 또 일본 미쓰비시와는 엔진 및 변속기 기술 제휴를 맺었다.


이 과정에서 정 명예회장은 극심한 내부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투자 비용 문제와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내부 반발로 이어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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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 명예회장은 뚝심 있게 개발을 밀어붙였고 1974년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 생산 모델 '포니'가 탄생했다.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2번째, 세계 16번째 독자 생산 모델이었다.


1975년 12월 1일 울산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포니는 1976년 국내 판매 첫날부터 계약 건수 1천대를 돌파했고, 첫해에만 1만 726대가 팔리며 국내 승용차 판매의 43.5%를 차지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또 에콰도르에 6대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1976년 13개국에 1,042대를 수출했고 판매 10주년인 1986년에는 66개국에 30만 2,134대를 수출했다. 자동차 수출의 포문을 연 것이다.


이처럼 포니는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의 시작을 알린 차량이자 글로벌 기업 현대차를 있게 한 초석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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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 명예회장이 포니를 개발하지 않았더라면 엑셀, 쏘나타, 싼타페, 제네시스 등 현대차의 많은 자동차들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자동차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포니. 또 그런 포니를 만들어 낸 '포니 정' 정 명예회장.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선구자이자 해외 진출 개척자로 평가받는 이 둘은 대한민국 산업의 '영웅'으로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현대산업개발


한편 정 명예회장은 1967년부터 1987년까지 현대차 사장을 지낸 뒤 1987년부터 1995년까지 현대그룹 회장 겸 현대차 회장을 지냈다.


이후 2년 동안 현대차 명예회장을 지낸 그는 1999년 자동차 업계를 떠나 종합 건설 회사인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으로 활동하다 2005년 5월 폐렴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