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노조파괴·성추행랜드까지…정금용 삼성물산 에버랜드 부사장에 필요한 리더십

인사이트(좌)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 (우)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이사 부사장 / Instagram 'witheverland', 뉴스1


지금 이 시기 정금용 에버랜드 부사장에 필요한 리더십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삼성계열사들의 노조가 사측 관계자들을 '노조 파괴' 혐의로 고소하면서 그에 따라 첫 공판에 출석한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이사 부사장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금용 부사장은 삼성물산이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펼치기 위해 선임한 인물로 알려진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 북미 총괄 인사팀장, 인사기획그룹 상무 등 그가 걸어온 길이 '인사'에 특화돼 있기 때문.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을 경영하게 된 정금용 부사장이 '인재 양성'과 '직원 챙기기' 등으로 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해왔다.


인사이트삼성물산 판교 사옥 전경 / 사진 제공 = 삼성물산


'인사 전문가' 정금용 부사장 눈앞에 닥친 '노동자' 이슈성희롱 사건에 이어 노조 와해 시도까지 불거져


하지만 기대와 달리 정금용 부사장의 취임 이후에도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 '에버랜드'에는 '직원' 관련한 복잡한 과제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다.


지난 9월 에버랜드에는 에버랜드 내 차량운행 업무를 전담해 사실상 사내회사에 가까운 법인 CS모터스 노동조합의 고발이 이어졌다.


CS모터스 노조 측은 인사팀장 실장급이 노조를 와해시키라는 지시를 받고 핵심 조합원을 상대로 인사, 발령 등을 미끼로 지속해서 회유했다고 알렸다.


인사이트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지회 CS모터스분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고용안전, 임금 상승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문제는 이러한 노조 와해 행위가 '에버랜드' 차원에서 진행됐다는 것. 노조 측은 에버랜드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피해 사실을 진술해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11일에는 "외부로 (회유 사실을) 발설할 시 망치로 때려죽이겠다"고 협박하는 등 노조 와해 행위가 밖으로 새어나갈까 입막음까지 시도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노조는 에버랜드 사측이 감시를 하기 위해 개인 취향이나 지인 관계, 자산, 주량 등까지 세세하게 파악한 '100과 사전'을 실제로 작성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지난 9월 17일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삼성 에버랜드 본사에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 수색을 하는 등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인사이트삼성의 '노조와해'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 수사관들이 삼성물산리조트부문 본사를 압수수색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 뉴스1


에버랜드의 '사람'과 관련한 이슈는 이뿐만은 아니다. 지난해 에버랜드에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2017년 7월, 에버랜드의 주임급 직원은 다수의 아르바이트생을 성희롱해 한 달간 정직 처분을 받았다.


해당 직원은 평소에도 외모 관련한 비하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우산 등으로 신체 일부를 찌르는 등 황당한 추행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랜드 내부 신고기관 조사 결과 계급상 '선임'이라 차마 고발을 못 해 성추행을 당한 아래 직원들은 5명에 달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좌) gettyimagesBank, (우) Instagram 'witheverland'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에버랜드는 가해 직원을 한 달 정직 후 다른 부서로 배치하기만 했다.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불씨'를 남긴 것이다. 


또한, 정금용 부사장이 취임했던 지난 1월에도 에버랜드 내 주방 남직원이 아르바이트생을 대상으로 수시로 성희롱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로 내부 신고를 통해 고발됐으나 해당 남직원은 두 달분 감급에 다른 부서 이동 배치 처분만 내려졌다.


이러한 보도가 나오자 온라인 상에서는 "푸드코너 쪽 파트에서는 성추행도 종종 일어난다"는 한 누리꾼의 에버랜드 아르바이트 후기가 뒤늦게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사이트(좌) 정금용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대표이사 부사장, (우) 에버랜드 / 사진 제공 = 뉴스1,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인사 전문가'라는 정금용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대표이사 부사장이 에버랜드를 맡은 이후에도 '노동자' 이슈가 계속되며 그의 능력에 여러 가지 의심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


일부에서는 논란의 씨앗을 제거하지 않고 이파리만 잘라내니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등장하고 있다.


에버랜드의 '실적'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에버랜드의 운영을 가능하게 만드는 '노동자' 문제를 신경쓸 때라는 의견.


'꿈과 환상의 나라' 에버랜드가 노동자에게도 꿈만 같은 일상을 제공할 수 있을지, 앞으로 정금용 부사장이 발휘할 리더십을 주목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